“고용이 불안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노조 입장도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폭력을 휘둘러서는 안 됩니다.”
28일 오전 울산 동구 전하동 울산대병원 본관 1층 치과 진료실 앞. 전날 노조원들의 본사 본관 진입을 저지하다가 다친 현대중공업 경영지원본부 소속 A 반장(49)이 진료를 마치고 나오며 말했다. A 반장은 노조 측에서 날아온 돌에 오른쪽 눈을 맞아 눈 밑의 뼈에 금이 가는 안와골절상을 입었다. 그는 199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한 생산직 출신 초급 간부다.
A 반장은 “눈이 어제는 전혀 안 보였는데 지금은 희미하게 보인다. 2주 후에 정밀검진을 하면 실명 여부를 판정할 수 있다고 한다. 검은자위에도 스크래치(긁힌 자국)가 났다”고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는 전날 오후 노조원들이 본관 진입을 시도한다는 말을 듣고 동료들과 함께 본관 정문을 맨 앞에서 막아섰다. “노조원들이 달걀과 돌을 마구 던졌어요. 현관문 유리가 깨지고 달걀보다 조금 큰 돌이 오른쪽 눈을 때려 ‘번쩍’ 하면서 앞이 캄캄해졌습니다.”
그는 “조선업 불황으로 수년간의 정리해고를 겪다가 이제 겨우 선박 수주가 몰리는데 물적 분할을 한다고 하니 고용불안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라면서도 “하지만 폭력만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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