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주총장 점거로 장소·시간 변경 후 진행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주총회가 열리는 31일 오전 현대중 노조와 사측이 울산 한마음회관에서 대치하고 있다. 2019.5.31/뉴스1 © News1
현대중공업 법인분할 주주총회가 열리는 31일 오전 현대중 사측이 울산 한마음회관에서 노조와 대화를 시도하고 있다. 2019.5.31/뉴스1 © News1
다음
이전
현대중공업이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를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회사 분할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혀온 노동조합이 주총장을 점거하며 농성을 벌였으나 현대중공업은 주총장을 변경해 분할안을 통과시켰다. .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전 11시10분 울산 남구 울산대학교 체육관에서 2019년도 제1차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분할계획서 승인의 건’과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의결했다.
이번 주총의 결과로 현대중공업은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존속회사)과 사업회사(존속회사의 100%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으로 분할된다. 분할 기일은 오는 6월1일이며, 이후 곧바로 효력이 발생된다.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의 자회사로 그룹 내 조선사인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을 거느린 중간 지주회사 역할을 하게 된다.
앞서 회사의 분할을 반대하며 총파업을 선언한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지난 27일부터 당초 주총 장소로 예고됐던 울산 동구 한마음회관을 점거하고 농성을 펼쳤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 산하의 조합원들도 연대 투쟁에 참여하면서 한마음회관 주변에는 2000여명의 조합원이 몰렸다.
현대중공업은 본 주총장에서 행사 진행을 위해 노조 측을 설득하고 나섰으나 노조 측의 강경한 태도에 끝내 정상적인 행사 운영이 어렵다고 보고 오전 10시30분쯤 현장에서 주총장을 울산대학교로 옮긴다고 공지했다. 회사 측의 공지로 주총장을 점거하던 노조 조합원과 이들과 대치하던 경찰, 용역 인원들이 일제히 이동하면서 한마음관 일대에는 사람과 차들이 뒤엉키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빚어지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의 물적분할은 현재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사전 절차로 진행됐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8일 KDB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인수에 대한 본 계약을 체결하면서 회사의 물적분할 계획을 발표했다. 물적분할 후 산업은행은 보유중인 대우조선 지분을 존속회사(한국조선해양)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을 한국조선해양에 넘기게 된다. 이럴 경우 대우조선은 현대중공업 등과 함께 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가 된다.
이날 물적분할 안건이 주주총회를 통과했지만 그동안 노동조합과 울산 지역사회가 현대중공업의 분할에 대해 강하게 반대해온 만큼 향후 갈등 상황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등은 물적분할로 인해 연구·개발 등 주요 사업부문이 한국조선해양으로 옮겨가면서 울산에 남게 되는 현대중공업은 ‘빈껍데기의 생산기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더불어 현대중공업 노조는 회사가 지고 있는 부채의 상당 부분을 사업회사인 현대중공업이 지게 되면서 회사가 부실해지고 이를 빌미로 회사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울산시 등 지역사회도 한국조선해양의 본사가 서울에 자리 잡기 때문에 울산지역의 인력 유출을 예상되고 세수가 줄어들 수 있다며 물적분할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해왔다.
이에 현대중공업 측은 물적분할 이후에도 노조와의 단체협약을 승계하는 등 기존 노동자들이 입을 피해는 없으며, 한국조선해양의 본사도 현재 서울·수도권 지역에서 근무하는 연구인력 등으로 채워지기 때문에 인력 유출은 소수에 그치고 세수 축소의 우려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는 조영철 현대중공업 재경본부장과 주원호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서울=뉴스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