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9년 4월 산업활동 동향 발표
전산업생산·설비투자, 2개월 연속 증가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 하락세 멎어
"2분기 저점, 하반기부터 점진적 회복세"
"세계 불확실…한 달 동향으로 판단 일러"
생산과 투자 등 일부 실물경제지표가 두 달 연속 개선되고 있다. 올해 3월까지 10개월째 떨어지던 경기흐름지표(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하락을 멈췄다.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세에 접어드는 신호일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온다.
31일 통계청이 내놓은 ‘2019년 4월 산업활동 동향’을 보면 지난달 전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0.7%, 설비투자는 4.6% 증가했다. 전산업생산과 설비투자는 3월에도 전월 대비 각각 0.7%, 10.1% 늘어난 바 있다. 전산업생산과 설비투자가 두 달 연속 증가한 것은 2018년 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특히 광공업생산이 1.6% 증가해 지난달 2.1%에 이어 개선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반도체(6.5%) 덕분이다. 통계청은 “갤럭시 S10 등 새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용량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설비투자 증가도 반도체 장비 수입이 늘어난 데 따른 영향이다.
지난달 소비 또한 계절조정계열 소매판매지수가 112.9(2015=100)를 기록해 올해 1월 111.9, 2월 110.4 대비 소폭 개선됐다. 3월 114.3보다는 1.4포인트(P) 내렸지만 이는 “당시 전년 대비 큰 폭(3.5%)으로 증가한 데 따른 기저효과일 뿐 지수 자체의 수준은 낮지 않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현재 경기 국면을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 향후 흐름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각각 98.5, 98.2를 기록, 전월과 같았다. 경기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집계하는 이 지표는 올해 3월까지만 해도 작년 6월 이후로 10개월째 동반 하락하고 있었다. 11개월 만에 하락을 멈췄다.
이와 관련해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전산업생산과 설비투자가 2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최근 흐름에 비해 확실히 개선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드디어 하락 흐름을 멈추고 보합을 유지한 점도 4월 산업활동 동향에서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를 두고 민간에서는 ‘한국 경기가 바닥을 탈출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윤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이코노미스트)은 “3월부터 지난달까지 전산업생산과 설비투자가 두 달 연속 회복됐고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하락세를 멈췄다. 이는 경기 바닥 탈출 신호라고 본다”면서 “2분기까지 저점을 다지고 하반기부터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
이는 정부와 궤를 같이하는 분석이다. 기획재정부와 국책 연구기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을 포함한 한국 경제가 하반기로 갈수록 상황이 나아지는 상저하고(上低下高)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한 연구원은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의 경우 개선세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해당 지표를 구성하는 항목이 3개월 이동평균치라 올해 초 저조했던 지표의 영향이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수출은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단가 하락의 효과가 약해져 4분기 중 플러스(+)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경기 회복기 진입 여부를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4월 산업활동 동향은 분명히 희망적인 신호”라면서도 “고용지표 등은 여전히 부진하고 미-중 무역 분쟁 등 수출 관련 불확실성은 상존하고 있다. 산업활동 동향 한 달 치만 갖고 경제 부진 문제를 헤쳐나갈 수 있다고 얘기하기는 이르다”고 짚었다.
통계청 또한 아직 경기 국면을 판단하기에는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김 과장은 ‘동행·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보합을 나타냈는데 경기 하방국면이 끝났다고 볼 수 있느냐’는 물음에 “최근 급격히 떨어진 데 따른 기술적인 반등이 있을 수 있다. 세계 경제전망 등 불확실성이 커 하락세가 멈췄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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