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정처 보고서…"대기업, 소기업보다 임금 6.8% 높아"
"노동시장 이중구조, 청년실업률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업종별,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가 상당한 ‘이중 구조’를 보이고 있어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청년들의 체감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현상이 청년들의 중소기업 진출을 막을 수 있어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2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산업동향&이슈 제20호에 실린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기업 규모 간 임금 격차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권일 경제분석관은 2009~2017년 기간 ‘한국노동패널’ 자료를 이용해 분석한 결과 제조업에 비해 도소매·숙박·음식점 업종의 임금이 3.5%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권 분석관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이 기업 규모와 학력, 고용 형태, 성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임금과 복지가 상이한 이중 구조를 띠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중 구조란 노동시장이 임금 수준이 상대적으로 높고 근로 조건도 양호하며 다양한 승진 기회와 고용 안전성이 보장된 1차 시장과 그렇지 못한 시장으로 분절되는 것을 의미한다.
권 분석관의 분석에 따르면 기업 규모에 따라 임금 격차는 최대 7%까지 났다. 개인의 특성과 직종, 산업 등을 통제한 상태에서 종사자 수가 1000인 이상인 기업은 1~29인 기업보다 임금이 6.8% 높았다. 30~99인 기업과 100~299인 기업, 300~999인 기업은 각각 2.5%, 4.6%, 5.2%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규직은 비정규직보다 9.8% 높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1~29인 기업을 소기업, 30~299인 기업을 중기업, 300인 이상 기업을 대기업으로 분류할 때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는 각각 8.0%, 6.8%, 12.7%로 나타났다. 대기업에서 정규직 비중은 81.5%에 달하며 근속연수도 소기업(5년)보다 2배 긴 10년이었다.
교육 연수가 1년 증가할 때 근로자 임금은 2.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이상 고학력자 비중은 소기업에서 22.8%였지만 대기업에서는 48.8% 수준으로 절반에 가까웠다. 근속연수 1년당 임금 증가율은 1.1%로 조사됐다.
관리사무직에 비해 판매서비스직과 생산직의 임금이 각각 6.5%, 7.1% 낮았다. 대체로 기업 규모가 클수록 관리사무직 비중이 높고 생산직 비중은 낮다.
여성 비중은 소기업에서 41.2%, 대기업에서 30.8%로 기업 규모가 클수록 여성 비율은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30~99인 기업, 100~299인 기업, 300~999인 기업에서 여성 비중은 각각 35.5%, 34.1%, 33.4%에 그쳤다.
권 분석관은 “노동시장의 이중 구조화는 우리 사회 전반에 나타나는 불평등의 원인”이라며 “노동생산성 하락, 높은 자영업자 비중, 부진한 여성 고용, 높은 청년 실업률 등 경제 전반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짚었다. 청년층의 체감 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지난 4월 기준 25.2%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권 분석관은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개인의 특성이 유사한 경우에도 기업 규모에 따라 임금 격차가 나타나는 구조를 보이고 있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기업 규모별 임금 격차는 근로자 가구의 소득 불균형과 청년 취업자들의 중소기업 입직을 꺼려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할 수 있다”며 “사내근로복지기금 등 중소기업 종사자에 대한 여러 복지 정책의 효과를 점검·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