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기업들이 유럽연합(EU)의 환경 및 노동규범 강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6일 한국무역협회의 브뤼셀지부와 현지 통상 전문 로펌인 스텝토가 함께 발표한 ‘유럽의회 선거 결과에 따른 통상정책 전망과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EU의 보호무역주의 기조 및 탄소세 도입과 친환경 자동차 비중 확대, 화학제품에 대한 안전성 강화 등의 정책이 한국의 기계 가전제품 운송장비 화학제품 수출에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제9대 유럽의회 선거 결과 극우 및 유럽의 통합에 반대하는 유럽회의주의 정당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기존의 경제·통상정책을 유지하려는 정치 그룹인 국민당(EPP) 사회당(S&D) 자유민주당그룹(ALDE&R) 등이 전체의 67.4%인 506석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EU는 미국발 통상전쟁에 대응해 반덤핑, 세이프가드 등 기존의 무역구제 조치뿐 아니라 국경세 등 신규 무역제한 조치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EU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한국의 국제노동기구(ILO) 조약 비준을 주장하는 등 압박 강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EU는 베트남과 2015년 12월 FTA 협상을 타결했으나 의회가 비준의 전제로 베트남의 ILO 가입을 요구하면서 비준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또 EU와 미국 간의 무역협정 협상과 관련해 프랑스는 미국의 파리기후협정 탈퇴를 이유로 협상 개시를 강력히 반대하는 상황이다. 노동 및 환경 이슈가 분쟁거리로 떠오르면 통상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무역협회 브뤼셀지부 최경윤 차장은 “EU가 기존의 통상정책 방향을 유지하겠지만 극우·유럽회의주의 정당의 득세로 보호무역주의 강화, 환경 및 노동 관련 입법 동향 등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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