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4% 폭락… 5개월 만에 최저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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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전쟁 영향 수요 감소 우려… 美WTI 배럴당 51달러 마감

국제 유가가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에 약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4% 하락한 배럴당 51.14달러에 마감됐다. 올해 1월 28일 배럴당 51.99달러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배럴당 59.97달러로 거래되며 약 5개월 만에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내려왔다.

국제 유가는 미국이 대(對)이란 제재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4월 배럴당 66달러까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이란의 반발 등으로 중동 지역에서 지정학적 위기 가능성이 거론되자 유가가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이후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 전쟁 수위를 높이자 국제 유가가 빠르게 떨어졌다. 원유 공급 차질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원유 수요 감소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진 것이다. 통상 경기 침체기에는 소비가 줄어들고 원유와 연관된 산업 활동이 둔화되기 때문에 유가는 하락 흐름을 보이게 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220만 배럴 늘었다고 발표한 것도 유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당초 시장 참여자들은 원유 재고가 약 48만 배럴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5월 들어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발표까지 겹치며 국제 유가를 끌어내렸다.

국제 유가는 당분간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는 “2012년 이후 글로벌 시장의 원유 수요가 가장 약해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국제 유가#무역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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