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집값 반등 조짐 강남서 마용성으로 번질라 예의주시
"집값 못 잡으면 민심 이반 못 막는다", 정책 일관성 '유지'
재건축 허용연한 강화와 주택거래허가제 도입 거론 '솔솔'
서울 강남 집값이 34주 만에 오름세로 전환하는 등 집값이 반등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부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주택시장이 상승세로 바뀌면 곧바로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집값 급등의 진원지인 강남 집값이 다시 오르면서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 용산, 성동 등 강북 주요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자칫 ‘집값 안정화’ 기조를 흔드는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9.13부동산 대책 등 강력한 규제 정책 유지와 3기 신도시 공급으로 투기수요 억제와 주택공급 확대 정책을 동시에 추진 중인 정부 입장에선 집값 상승은 달갑지 않다. 시기적으로 내년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것도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다.
특히 집값을 잡지 못하면 민심 이반을 막을 수 없다는 참여정부의 실패를 경험한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기 위한 ‘‘정책의 일관성’ 유지가 어려울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있다.
서울 아파트 값이 재건축 아파트에 이어 일반 아파트도 상승세로 전환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전체 아파트 값이 지난주보다 0.03% 상승했다. 재건축 아파트 값이 0.12%올랐다. 일반 아파트 가격은 0.02% 올라 지난해 11월 이후 29주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를 비롯해 트리지움, 리센츠, 우성1/2/3차 등이 주택형별로 500만∼1천500만원, 강남구 개포동 주공1단지와 경남1차, 대치동 대치현대, 우성1차 등도 500만∼2500만원 올랐다.
지역별로는 송파(0.11%)와 강남(0.08%), 강동(0.08%), 금천(0.07%), 중구(0.05%) 등이 올랐고, 강북(-0.05%)과 도봉(-0.04%), 성동(-0.03%) 등은 하락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서울 매매시장은 재건축에 이어 일반아파트도 상승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경기둔화와 규제 등 변수로 인해 본격 반등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주택시장에서는 서울 집값 반등 조짐은 정부 정책의 한계라는 지적도 있지만, 집값 반등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집값 반등 조짐은 정부 정책의 한계라는 일부 지적이 있지만, 부동산 규제가 여전하고 추가 매수세가 없는 거래 절벽 현상이 이어지는 등 집값 반등 신호가 없는 점 등이 그 이유다.
정부와 여당은 집값 반등 조짐에 추가 대책 시사하고 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3일 “유동자금 1000조원중 일부라도 부동산에 몰리면 가격 폭등이 예상된다”며 “당정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고 반등 기미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이날 “앞으로도 부동산시장 안정을 추구해 나가겠다”며 정책 일관성 유지 의지를 피력했다.
하지만 정부가 추가로 꺼낼 카드가 마땅치 않아 보인다. 이미 강도 높은 규제 정책과 공급 정책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초강력 규제로 꼽히는 9.13부동산 대책으로 종합부동산세와 다주택자 대출을 강화했다. 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공시가격 인상, 3기 신도시 공급 등의 정책을 내놨다.
정부는 집값 안정화를 위한 다음 카드로 대출 규제를 더욱 강화하거나 9억원 이상의 고가주택에 대한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또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고강도 규제책인 재건축 허용연한 강화와 주택거래허가제 도입 등을 시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향후 집값 향배에 따라 맞춤형 규제정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은 참여정부 때보다 강도와 수위가 높고, 이미 쓸 수 있는 정책을 거의 다 나왔다”며 “주택시장이 더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추가적인 규제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만약 추가 대책이 나온다면 전방위적 압박보다는 지역별로 세분화된 맞춤형 대책이 나올 것”이라며 “불로소득 등 부동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소유자에게 세금을 더 걷는 건 일정 부분 필요하지만, 시장의 충격 등을 감안할 때 정책을 점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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