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4일 삼성물산 및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진과 회의를 열고 중동 국가의 미래 산업 분야를 선점할 것을 주문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방한할 26일을 앞두고 이뤄진 사전 점검 차원의 회의였다. 왕세자는 방한 기간에 청와대 오찬 등의 자리를 통해 이 부회장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24일 서울 강동구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옥에서 이영호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최성안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김명수 EPC 경쟁력강화TF장(사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중동지역 미래 산업 분야에서 삼성이 잘 해낼 수 있는 부분을 찾아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마련해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기회를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깨야 한다”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이 전자 외 계열사 사옥을 공개적으로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삼성은 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온 ‘미래전략실’을 해체한 뒤 삼성중공업과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주요 수주 사업을 총괄하는 ‘EPC 경쟁력강화TF’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아랍에미리트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5세대(5G) 통신과 정보통신기술(ICT)에 투자를 늘리자 이 시장을 놓쳐선 안 된다는 긴장감을 불어넣는 동시에 ‘삼성 총수’로서 비(非)전자 계열사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부회장은 회의 후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하는 모습이 삼성물산 블라인드에 공개돼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최근 주요 계열사 경영진과 만나며 현장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이달 초 삼성전자 부품(DS)부문 경영진을 만나 시스템반도체 투자 현황을 점검한 데 이어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단과 삼성전기 사장단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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