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옷 등 37만점 ‘재활용 기부’… 소나무 59만 그루 심은 효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6월 25일 03시 00분


코멘트

[환경이 미래다] <16> 현대百, 소비자와 함께하는 친환경

14일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 1층에 마련된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 부스에서 한 시민이 옷가지를 기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헌 옷 기부, 아이스팩 무료 수거 등 계열사별 특성을 살린 다양한 소비자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을 통해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14일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 1층에 마련된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 부스에서 한 시민이 옷가지를 기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헌 옷 기부, 아이스팩 무료 수거 등 계열사별 특성을 살린 다양한 소비자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을 통해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제공
“그냥 버리긴 아까운 옷들이어서 누군가 잘 입어주면 좋을 것 같아 갖고 왔어요.”

서울 양천구 현대백화점 목동점 1층에 마련된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 부스를 찾은 주부 권모 씨(44)의 말이다. 권 씨는 자신의 옷과 모자 등 5점을 기부했다. 현대백화점의 라이프 리사이클 캠페인은 고객들에게 기부 받은 옷을 모아 ‘아름다운 가게’에 전달하는 활동이다. 현대백화점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부한 옷이 팔리는 만큼의 별도의 기부금을 조성해 환경 보호 관련 공익사업에도 쓰고 있다. 올해는 서울 지역 초등학교에 이산화탄소 저감 효과가 있는 식물을 공급하는 데 쓸 예정이다.

○ 계열사별 특성 살린 참여형 캠페인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 면세점 등 유통채널뿐만 아니라 홈쇼핑과 가구 등 다양한 분야의 계열사를 가지고 있다. 소비자들과 접점이 많기 때문에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과 시도는 여러 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계열사별 특성을 살린 소비자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을 벌이는 것이다.


라이프 리사이클은 대표적인 소비자 참여형 친환경 캠페인이다. 2015년 시작해 올해도 현대백화점의 전국 모든 점포(15개)에서 진행했다. 지난해까지 6만여 명이 참여해 약 37만 점의 물품을 모았다. 올해는 14∼16일 총 3일 동안 5600명의 고객이 4만여 점의 옷을 기부했다.

아름다운 가게에 따르면 옷과 같은 기부물품 약 37만 점을 재사용할 경우 탄소 배출량을 1651t이나 줄일 수 있다. 소나무 59만 그루를 새로 심는 것과 같은 효과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름다운 가게에서 기부금 영수증을 발행해 주고, 백화점 측은 선착순으로 상품권도 지급해 참여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 다른 업체의 아이스팩도 무료 수거


현대홈쇼핑은 지난해 8월 홈쇼핑업계에서 처음으로 ‘아이스팩 무료 수거 재활용 캠페인’을 시작했다. 홈쇼핑이나 온라인몰에서 식품 구입 시 고객들이 아이스팩 분리수거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점에 착안한 캠페인이다. 고객이 매달 첫째 주 월요일에 원하는 수거 날짜를 현대H몰 홈페이지에서 신청하면 택배업체에서 가져가는 방식이다. 비용은 현대홈쇼핑이 부담한다. 현대홈쇼핑뿐 아니라 다른 회사의 아이스팩도 수거 대상이다. 수거된 아이스팩은 손상된 것을 제외하고 모두 재활용된다.

고객들의 호응은 기대를 웃돌았다. 올 5월까지 3만3000명의 고객이 참여해 52만 개의 아이스팩이 수거됐다. 캠페인이 인기를 끌어 일부 대형 아파트 단지에서는 자발적으로 단체 수거함을 만들기도 했다. 서울 강동구는 관내 지역센터 17개소에 전용 수거함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올해는 총 100만 개의 아이스팩을 수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현대리바트가 곧 선보일 ‘허니콤 수거 프로젝트’도 비슷한 방식이다. 가구업계에선 완충용 포장재로 ‘폴리스티렌’을 사용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스티로폼이다. 폴리스티렌은 자연에서 완전 분해될 때까지 500년이 걸린다. 현대리바트는 폴리스티렌 대신 재생종이로 만들어진 ‘허니콤’을 이달 말부터 사용할 예정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사용된 허니콤을 수거해 다시 사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면세품 전용 친환경 운반상자 도입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중소기업인 시스팩과 개발한 기술을 앞세워 환경 보전에 앞장서고 있다. 업계 최초로 이달 말에 도입할 예정인 친환경 운반상자 ‘H그린박스’가 그 사례다. 면세점업계에선 통상 시내에서 구입한 면세품을 공항까지 운반할 때 파손을 막기 위해 비닐로 된 완충재인 ‘에어캡’을 사용하는데, 이를 대체하는 것이다.

H그린박스는 발광다이오드(LED) 패널 수출용 물류상자를 개조해서 만들었다. 알루미늄 프레임과 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외부 충격을 견디도록 돼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주류와 화장품을 제외한 제품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 상자를 이용하면 기존보다 에어캡 사용량을 60%나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H그린박스가 성공적으로 적용되면 공항 측의 골칫거리인 에어캡 처리 문제도 함께 해결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면세점 관계자는 “연간 약 69만 장의 에어캡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김준영 상무는 “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환경 문제에 선도적으로 대처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앞으로도 소비자와 함께하는 친환경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현대백화점#라이프 리사이클#아이스팩 무료 수거#h그린박스#환경문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