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 코웨이 인수 3개월만에 재매각…“우려가 현실로, 결국 과욕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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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27일 1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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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부담 탓, 윤석금 회장 3개월만에 코웨이 재매각 결정
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 함께 추진…“씽크빅 힘 실을 것”

웅진씽그빅이 지난 3월 29일 코웨이 지분 22.17%를 약 1조6849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플레이스에서 코웨이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2018.10.29/뉴스1 © News1
웅진씽그빅이 지난 3월 29일 코웨이 지분 22.17%를 약 1조6849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이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종로플레이스에서 코웨이 인수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2018.10.29/뉴스1 © News1
웅진그룹이 인수 3개월만에 웅진코웨이를 재매각하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윤석금 웅진 회장은 렌털 비즈니스에 대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 정상화 의지를 보였지만 그룹 전체에 재무부담이 커지자 결국 코웨이를 다시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인수 몇 개월 만에 재매각을 시도하는 일이기에 시장에선 ‘우려가 결국 현실이 됐다’며 무리한 인수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윤 회장이 재무부담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27일 웅진그룹은 재무적 리스크의 선제적 대응차원에서 지난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인수를 완료한 웅진코웨이를 재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코웨이의 매각지분은 25.08%다. 코웨이 인수 이후 주력 계열사인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며 그룹 전체에 연쇄적으로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인수 완료 3개월 만에 코웨이 재매각에 들어간 것이다.

실제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며 자금조달 비용이 증가했다. 회사채 시장은 지난 3월 항공사 등에서 발생한 회계감사 이슈로 인해 심각하게 위축된 상태다.

웅진은 예상치 못한 재무 리스크로 향후 그룹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 위기발생 이전 선제적으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모든 부채를 정리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았다. 그룹 관계자는 “렌털시장의 원조로서 웅진코웨이 매각에 대해 깊은 고민을 했으나,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룹이 피해를 받지 않는 방안으로 1년 내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웅진그룹은 지난주 후반 국내외 주요 인수 후보자를 상대로 입찰 안내문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주간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웅진그룹은 코웨이의 지분 22.17%를 1조6800억에 인수했다. 그 후 2000억원가량의 추가지분 인수를 통해 25.08%의 지분을 확보했다. 인수를 위해 차입한 자금은 총 1조6000억원 수준이며, 그중 추가지분을 위한 1000억원은 현금으로 보유를 하고 있다.

웅진코웨이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변제하는 것에는 무리가 없기 때문에 지주사 및 씽크빅에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은 없다는 설명이다. 웅진그룹은 웅진코웨이 매각으로 모든 부채를 정리하고 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 매각을 통해 추가적인 현금을 확보해 웅진씽크빅을 중심으로 한 안정적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어렵게 인수한 웅진코웨이를 다시 매각하게 돼 송구하다”며 “시장의 충격을 최소화하고 웅진그룹과 웅진코웨이의 가치를 높이는 길이라 판단했다”고 전했다.

관련 업계에선 웅진그룹의 신용등급 하락이 윤석금 회장의 결단을 내리게 한 주요 요인으로 분석하고 있다. 결국 윤 회장은 리스크가 그룹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코웨이를 끌어안는 대신 선제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택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일부 잡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웅진은 코웨이를 두번이나 주인없는 회사로 만들었다”며 “재무부담 우려가 눈에 보임에도 불구하고 인수를 강행하고 매각을 진행했던 웅진그룹과 MBK파트너스에 대한 비난 여론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IB업계는 웅진그룹 재무 사정상 코웨이가 매물로 나왔지만 기업가치를 따졌을 때 6년 전보다 더욱 높아진 상태로 LG, 롯데, CJ 등 대기업을 포함해 국내외 사모펀드(PEF)를 인수 후보로 꼽고 있다. 코웨이의 지난해 매출은 2조7000억원, 영업이익은 5200억원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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