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신뢰 확인한 신동빈, 이제 ‘호텔롯데 상장’으로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7일 14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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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주총서 대표이사 재선임
호텔롯데 상장 작업으로 이목 쏠려
롯데 지배구조 재편 위한 핵심 과제
가치 최고치일 때 상장 신중히 접근

신동빈(64)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열린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로 재선임되면서 이제 눈은 ‘호텔롯데 상장’으로 쏠린다.

재계는 신 회장이 형인 신동주(65)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을 완승으로 마무리한 것은 물론 주주들의 신뢰를 다시 한 번 확인한 만큼 ‘뉴(new) 롯데’를 위한 핵심 과제인 호텔롯데 상장을 본격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 롯데’는 2017년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를 정점으로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한국 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명확히하는 작업이라는 게 재계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지배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데, 호텔롯데 상장은 이 과정의 필요조건이라는 것이다.

호텔롯데 상장이 중요한 이유는 이를 통해 일본 주주 지분율을 50% 이하로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지분 99%를 가지고 있다. 2017년 10월 롯데지주가 출범하면서 대부분 계열사는 롯데지주 지배를 받고 있지만, 일부 계열사는 호텔롯데가 최대주주다. 따라서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 손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주주의 영향력을 감소시켜야 한다.

업계는 롯데지주가 일단 지난달 금융계열사 매각으로 마련한 현금으로 호텔롯데가 보유한 롯데물산 등 계열사 지분을 사들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후 호텔롯데를 상장하고 롯데지주를 최상위로 하는 지배구조를 완성한다는 것이다.

다만 앞서 호텔롯데 상장 타이밍을 한 차례 놓친 적이 있다는 건 롯데의 불안 요소다. 신 회장이 수감되고 중국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면세점 사업이 주춤하면서 기업 가치가 하락, 상장 작업은 전면 중단됐다. 면세점 사업은 호텔롯데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이에 롯데는 최근 호텔롯데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조치를 했다. 지난 10일 롯데지주는 사상 첫 중간배당 계획을 내놨다. 출범 당시 배당 성향을 30%까지 확장하고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는 약속의 일환이다. 지난달 31일에는 롯데지주가 러시아 등 해외 호텔 사업의 핵심축인 롯데유럽홀딩스의 지분 26.89%를 호텔롯데에 426억여원에 매각했다. 호텔롯데는 총 지분 64.8%를 확보하면서 이 회사를 종속기업으로 편입해 향후 연결이익과 지분가치 상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최근 면세점 사업이 다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도 좋은 신호다.

그러나 상장이 언제쯤 이뤄질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작업이 롯데 미래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일인 만큼 최대한 신중하게 진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호텔롯데 가치가 가장 높을 때 상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롯데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시기를 못 받을 수 있는 일은 아니다”며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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