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내리던 서울 집값이 7개월여 만에 하락세를 멈췄다. 서울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가 동반 상승했고, 강북 일부 지역으로 오름세가 확산됐다. 일각에선 ‘서울 집값 바닥론’을 거론하고 있지만 상승세가 장기화되기는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27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24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33주 만에 보합(0.0%)으로 전환했다. 지난주까지 2주 연속 ―0.01%로 점차 하락폭을 줄여가던 서울 아파트값의 하락세가 그친 것이다.
특히 서울 강남4구(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아파트값은 36주 만에 0.01%로 상승 전환했다. 입주 물량이 증가한 탓에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강동구(―0.05%)를 제외한 3개 구의 아파트값이 오른 영향이다. 강남구는 0.03% 올라 3주 연속 상승세를 탔으며, 송파구(0.02%) 역시 2주 연속 올랐다. 지난주 보합세로 돌아선 서초구도 36주 만에 0.03%로 상승 전환했다. 감정원은 “강남 일부 지역 재건축 및 신축 매수세로 시장의 하방경직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광진구(0.03%), 용산 동작구(이상 0.02%), 노원 은평 서대문 영등포구(이상 0.01%) 등 서울 7개 지역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전환했다. 지난주 이미 상승 전환한 마포구(0.02%)와 양천구(0.03%)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거래량이 많지 않아 서울 집값이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정부의 강력한 수요억제책이 추격 매수에 한계로 작용해 주택시장이 다시 살아나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우세하다. 실제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26일 “집값이 다시 과열되면 언제든 추가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기도 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청약조건 강화, 세금 규제, 대출 규제와 같은 정부 규제로 인해 또다시 거래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어 지난해와 같은 아파트 급등 장세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추가 대책 가능성을 밝힌 것은 집값 상승을 선제적으로 통제하려는 시그널로 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서울 집값이 가장 급등했던 지난해와 비슷한 상황이 재연되지 않도록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며 “주택시장이 안 좋은 상황에서 실제 규제를 강화하기보단 지속적인 암시를 주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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