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만나는 재계 총수들…美 투자 ‘선물’ 내놓을까

  • 뉴시스
  • 입력 2019년 6월 28일 13시 46분


트럼프, 방한 기간 중 국내 주요 기업인들과 회동
주요 대기업, 회동 앞서 美 현지 투자 계획 점검
"대미투자 외에 반화웨이 동참 요청 가능성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한 이틀째인 30일 재계 총수들과 만난다. 재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투자 확대와 반 화웨이 전선에 참여를 요청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긴장감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업인들에게 미국 투자 확대를 압박해온 바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앞서 투자 계획을 점검하며 대비하는 모양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오전 10시 서울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국내 5대 기업 총수와 허창수 GS그룹 회장, 손경식 CJ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 20여명의 기업인이 참석 대상이다. 이번 행사는 주한 미국대사관과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주관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정부 관계자 없이 국내 기업인들과 별도 일정을 잡아 회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방한 당시 국빈 만찬 자리에서 기업인과 만난 적은 있지만 별도의 회동 자리를 갖지 않았다.

주요 기업들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진행될지, 초청 여부에 대해서도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함구하는 모습이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동을 조용히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를 요청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아메리카 퍼스트’를 앞세워 기업들에게 자국에 공장 설립을 요청하는 등 고용과 투자를 늘릴 것을 압박해왔다.

이에 주요 기업들은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점검하며 대비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을 처음으로 만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시스템 반도체 글로벌 1위라는 비전을 발표하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어 반도체 분야 투자 확대 가능성이 있다. 또 미국 정부가 세탁기에 관세를 부과하자 지난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공장을 설립하기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완성차업계를 대표해 미국 관세부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2005년부터 미국 앨라바마 공장 등을 운영하는 만큼 추가적인 투자 확대에 대한 논의도 나올 수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국 투자 확대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SK는 미국 서부, 텍사스, 동부 등 미 전역에 진출한 데 이어 최근에는 미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에 16억 달러를 투자하고 1400명을 채용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가전 분야 협력 방안에 대해 언급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미국 테네시주에 가전 공장을 최근 건설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달 미국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투자 협력을 논의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미국 루이지애나 에탄크래커 공장에 31억 달러 규모 투자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났다.

미중 간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반(反)화웨이 동맹’에 동참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어 국내 기업들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현재 화웨이와 거래를 하는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한화테크윈 등 무수히 많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우선 29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일본 오사카에서 시 주석과 회담을 갖는다.

한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이 계속 되는 가운데 회담의 결과에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미 투자만 당부할지, 혹은 무역전쟁 동참을 강력히 요구할지 수위가 달라질 것 같다”며 “기업으로서는 미중 정상회담 결과가 잘 나오길 기대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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