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통해 외교부 청사 들어가는 日대사 1일 일본 경제산업성의 한국 수출 규제 조치 발표와 관련해 이날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로 초치된 나가미네 야스마사 주한 일본대사(가운데)가 취재진을 피해 지하 4층 주차장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고 있다. 뉴시스
일본의 1일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일본이 지난달 말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의장국 자격으로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면서 며칠 만에 스스로 말을 뒤집었다는 이유다. 이번 조치가 오히려 일본 기업에 칼날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날 ‘극약’이라는 표현과 함께 “세계적으로 거래망을 넓히는 삼성이 소재를 수급할 대체 국가를 확보하려 할 것인 만큼 장기적으로 일본에 부작용이 크다”고 비판했다. 또 “정부 조치가 자의적으로 운용될 우려가 있다. 일본 반도체 재료가 안정적으로 조달되지 못하면 중장기적으로 한국 기업들의 일본 탈출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일본이 강제징용 문제를 언급하며 한국에 대한 경제 보복을 예고했다는 점도 우려를 낳고 있다. 과거사 갈등에 무역 문제를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자유무역을 강조하는 일본의 정책과 정면으로 배치되기 때문이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번 수출 제한 조치를 통해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행동을 재촉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이 그간 취해 온 자유무역 추진 방침에 역행할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국 반도체 산업에 대한 타격뿐 아니라 한국과 거래하는 일본 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이 무역전쟁 발발 후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등을 제재한 미국과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고도 지적했다. 일본이 미국의 화웨이 제재를 우려했지만 정작 일본도 한국을 상대로 비슷한 행보를 취했기 때문이다. 이 신문은 이날 조치가 2010년 중일이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갈등을 벌일 때 중국이 자국산 희토류의 일본 수출을 중단한 것과도 유사하다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