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행 신규 인가 10월 재추진…최대 2곳 선정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19.5.26/뉴스1 © News1

금융위원회가 오는 10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 인가를 재추진하기로 했다. 또 기존 방침과 같이 최대 2개의 신규 인터넷전문은행을 선정하기로 했다. 심사 절차는 기존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으나 금융위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요소들이 생겼다.

특히 금융위는 인터넷전문은행 신청 기업이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 국한되지 않았음을 강조하며 인터넷·디지털 특화 영업을 잘 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누구든지 인터넷은행 경영 주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제3인터넷은행 심사 틀 유지…금융위 입김 확대

16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오는 10월15일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신청서를 접수해 60일 이내에 예비 인가 결과를 발표하고 이후 1개월 안에는 최종 심사 결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주주구성·사업계획의 혁신성·포용성·안정성에 중점을 두는 등 심사 절차는 기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에 추가된 심사기준은 Δ설립 당시 예측한 수준을 초과하는 자금이 필요한 경우를 위해 구체적이고 적정한 자본조달방안을 마련할 것 Δ주주 구성이 인터넷전문은행업을 영위함에 있어서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을 촉진하는데 유리할 것 Δ차별화된 금융기법, 새로운 핀테크 기술 등으로 금융과 정보통신기술의 융합을 촉진하고, 혁신적 금융상품 및 서비스를 금융소비자에게 제공할 것 등이다. 이는 새롭게 추가됐지만 금융위가 꾸준히 강조해온 요소들이기도 하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인가절차의 공정성 유지를 위해 기존 인가절차의 큰 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달라진 점은 평가를 맡을 외부평가위원회(금융감독원장 자문기구)의 회장이 금융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인가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금융위원회 위원들이 외평위 심사결과를 심도 있게 검토·논의할 수 있도록 회의 운영방식을 개선했다”며 “필요시 외평위원장이 금융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질의답변 등을 통해 심사취지를 충분히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또 “세부심사와 평가는 금감원에 맡기고 금융위는 이를 존중해 왔다”면서도 “외평위원들의 판단 결과가 금융위에서 바뀔 수 있다는 것은 원칙적으로 맞다”고 했다.

◇“ICT기업 아니어도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 가능”

금융위원회는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재추진과 관련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아니어도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인터넷·디지털 특화 영업을 잘 할 수 있는 기업이라면 누구든지 인터넷은행 경영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금융권에선 자본력을 갖춘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등이 기존 플랫폼을 바탕으로 인터넷은행에 도전하라는 의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금융위가 사례를 참고한 영국과 중국, 일본의 경우 전자상거래, 스마트 가전, 유통 분야의 업체들이 인터넷전문은행에 참여하고 있다. 표준산업분류 상 ICT 기업에는 통신업자, 소프트웨어개발업자, 정보서비스업자 등이 포함된다. 전자상거래, 스마트가전, 유통 등 분야의 업체들은 ICT 기업에 포함되지 않는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주체가 ICT 기업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인터넷전문은행법상 금융위 승인하에 의결권 지분 34%를 소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ICT기업 제한 요건은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재벌)에만 적용돼 재벌이 아닌 경우에는 ICT 기업제한요건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또 “(지난 5월 탈락한)키움과 토스 이외 나머지 업체가 더 들어오기를 바란다”며 “새롭게 들어오는 신청자가 불리함에 처하지 않도록 창구를 열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위 “인터넷전문은행 총 4개가 적절”

금융위원회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은행 수 등을 고려했을 때 인터넷은행을 총 4곳까지 인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

금융위 관계자는 “영국과 일본의 사례를 보면 작년 하반기 통계를 기준으로 은행산업에서 차지하는 인터넷은행 자산 비중이 4% 정도다. 현재 우리나라는 1% 정도다. 물론 똑같이 가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IT환경에 노출되고 적용되는 것이 다른 나라에 비해 넓고 빠르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의 영업 환경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밝혔다.

그는 “국가별 국내총생산(GDP) 대비 은행 개수를 보고 판단했을 때 우리나라는 4개 정도가 적절하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