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에 본사를 둔 ㈜티에이치이는 ‘사료 원료, 비료 원료, 버섯재배 원료’ 등 3가지 원료 분야의 전문 유통·제조사다. 국내 사료 원료 유통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리딩기업이기도 하다. 제품 포트폴리오와 판매채널 다각화,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 등 다른 업체와의 차별화를 통해 격차를 벌렸다.
사료 원료 시장에서 선두기업으로 거듭나기까지 결코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원재료 특성상 차이를 체감하기 쉽지 않고, 사료회사의 공동구매로 가격부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탓이다.
사료 원료는 80% 이상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 변동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 시장이다. 이처럼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우선 경영진의 풍부한 경험과 전문성이 꼽힌다.
티에이치이 손덕환 대표는 1998년 태화실업을 시작으로 관련 업종에서 20년간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2000년 회사를 설립했다. 이 분야 경력만 40년에 달하는 셈이다. 그는 “좋은 품질의 가치 있는 사료를 만드는 한편 풍부한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불합리적인 여건을 조정하는 등 합리적인 가격 구성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시장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요 예측과 공급망 다변화 역량을 갖추고 있기에 위기 대응 능력도 탁월하다. 가격에 따른 원재료의 수요 변화가 급격히 조정될 때, 대응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역량이 잘 드러났다.
현재 티에이치이의 주요 고객은 국내 축산농가에 사료를 공급하는 배합사료공장이나 섬유질사료공장인데 모두 수요가 늘었다. 이에 임직원 모두 직접 발로 뛰며 해외에서 경쟁력 있는 원료들을 발굴하고 수입하는 역할에 나서면서 늘어난 수요를 맞출 수 있었다. 오랜 업계 경력으로 말미암아 신뢰도 높은 거래처를 빠르게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
아울러 이처럼 안정적인 수급·공급 관리를 통해 가격 경쟁력도 더 높일 수 있었다.
회사 설립 초기에는 주로 중국의 식품 공장 등에서 사용하고 남은 부산물들을 수입해왔지만 현재는 미국, 중국 외 이집트, 우크라이나, 인도네시아 등 거의 전 세계에서 사료로 사용할 수 있는 원료를 폭넓고 다양하게 수입하고 있다. 한쪽 시장에 치우칠 경우, 가격 변동 리스크가 더 클 수밖에 없는데 티에이치이는 이 점에서 확실히 강점을 지니고 있다.
자회사 ‘농생우창’티에이치이는 지난해 8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고, 판매량 34만 t을 달성하면서 타 업체 대비 시장 우위를 확고히 다졌다. 2020년엔 1000억 원의 매출을 목표로 두고 있다. 앞으로 티에이치이는 자체 물류시설 확보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제고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경쟁력 극대화를 통해 업계 선두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관련해 손 대표는 “사료 원료 업계를 향한 오랜 시간의 노력과 신뢰가 지금의 회사를 있게 했다”며 “신뢰 기반의 파트너십으로 회사의 지속적인 성장도 함께 추구하겠다”고 말했다.
▼ 손덕환 대표 인터뷰 “변화에 발 빠른 대응…지속 성장하는 기업 지향” ▼
“제가 생각하는 유통업의 본질은 변화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항상 직원들에게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티에이치이의 손덕환 대표(사진)는 유독 변화를 강조한다. 이유가 있다. 수입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사료 원료 시장은 환율 변동이나 국제 시세 변동에 따른 마진 변동폭이 큰 만큼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응 없인 살아남을 수 없는 전쟁터다. 이러한 시장에서 40년간 경험을 쌓은 손 대표는 회사 경영의 노하우를 묻는 질문에 “시장보다 한발 더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그는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하자고 직원들에게 자주 당부하고 있다.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선 직원 개개인이 책임감을 가지고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말한다. 그는 이를 위해 직원 스스로가 주도해서 일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티에이치이는 기본기는 탄탄하게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는 확장이 관건일 수밖에 없다. 손 대표가 고민하는 것도 바로 그 점이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고 있는 것도 확장성을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손 대표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 심사를 받았으나 사료 원료시장이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업체들보다 더 까다로운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코스닥 상장을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회사 성장에 대한 고민은 신사업 확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회사 측은 원료 가공 및 물류 사업과 버섯 기능성 건강음료 제조로도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물류사업의 경우 현재 자체 물류시설 확보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버섯건강음료의 경우 국내에서 음료를 제조해 중국으로 수출하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손 대표는 “전략적으로 중국시장을 겨냥해 수출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기존 사업과 대중성 있는 신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며 “회사의 지속성장으로 직원과 고객사 모두가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의 기반을 구축하길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아울러 그는 지속성장을 위해 2세 경영을 통한 책임경영 원칙도 확립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손 대표는 세계 사료시장에 비해 국내 사료시장의 규제들은 너무 과도하게 강화되어 있다며, 이 과도한 규제들을 완화하고 개선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과도한 규제 때문에 축산물시장에서 수입 축산물에 비해 원가 경쟁력이 더욱 저하되어 사료시장이 위축되고 사료회사를 포기·매각하는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시장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서 선진국들의 우수한 사례들을 벤치마킹해 시장경제가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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