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자업계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를 우려하면서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는 서한을 한일 양국 정부에 보냈다. 미국 산업계가 일본 측 조치에 대한 의견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24일 미국 반도체공업협회(SIA) 전미제조업협회(NAM)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컴퓨팅기술산업협회(CompTIA) 전미소비자기술협회(CTA) 정보기술산업협회(ITI) 등 6개 협회는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세코 히로시게 일본 경제산업상 앞으로 이 같은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이들 단체는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산업과 제조업의 장기적인 피해를 피할 수 있도록 두 나라가 신속한 해결을 모색하는 동시에 상황을 더 악화시키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서한은 “전 세계 ICT 산업과 제조업 공급망은 서로 복합적으로 연결돼 있고, 부품·소재·기술 등을 필요한 시기에 효율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체계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일본과 한국은 이런 국제 분업 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이번 조치가 일본에도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불투명하고 일방적인 수출 규제정책 변화는 공급망 붕괴, 출하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궁극적으로 자국 내는 물론 외국에서 공장을 운영하는 기업과 노동자들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서한 작성을 주도한 SIA는 인텔, 퀄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 주도로 결정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1980년 중반부터 10년 가까이 일본 반도체 산업을 공격할 때 전면에 나섰던 단체”라며 “향후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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