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000억원대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핵심 주력 제품인 D램 메모리의 가격이 수요 부진으로 폭락해서다. SK하이닉스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본격적 메모리 ‘슈퍼사이클(초호황)’이 시작되기 전인 2016년 3분기 이후 11분기만이다.
하반기엔 일본 정부의 반도체 핵심소재 3종 수출규제 강화 조치까지 터지며 악재가 겹칠 것으로 보인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SK하이닉스는 D램 감산이라는 ‘승부수’를 꺼내들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연결기준으로 2019년 2분기 영업이익이 63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감소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당기순이익은 6조4522억원, 5370억원으로 각각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8%, 88% 줄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놓고보면 SK하이닉스의 실적은 시장의 당초 예상보다 더 밑도는 수준의 ‘어닝 쇼크’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 추산한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 추정치)는 7441억원 수준이었으나 실제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은 1000억원 이상 낮게 나타났다.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밑돈 것은 2016년 3분기 7260억원 이후 11분기만이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2조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조9413억원보다 80% 감소했다. 4분의 1 토막난 셈이다. 통상적으로 메모리 업계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영업이익(1조3665억원)보다 2분기 영업이익은 53% 줄었다.
영업이익 외에 매출액도 덩달아 줄었다. 상반기 매출액 합계는 13조22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조원과 비교해 31% 가량 감소했다. SK하이닉스의 ‘덩치’도 쪼그라들었단 의미다. 2분기 영업이익률은 9.88%로 10%대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53.7%의 ‘꿈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지 1년만에 급변한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실적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메모리 가격 급락이다. 그 중에서 D램 가격 폭락이 핵심이다. SK하이닉스의 매출에서 70% 이상을 D램이 차지하고 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DRAMeXchange)에 따르면 PC에 설치되는 범용제품인 ‘DDR4 8Gb(기가비트) 1Gx8 2133㎒’의 6월 고정거래가격은(Contract Price)은 평균 3.31달러로 지난달 대비 11.7% 떨어졌다. 지난 1월 6달러를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절반 가까이 가격이 하락한 셈이다.
낸드플레시 가격은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5월까지 6개월간 이어오던 가격 하락세가 중단됐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6월 낸드플래시 메모리카드/USB향(向) 범용제품 128Gb 16Gx8 MLC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93달러로 지난달과 동일했다.
더욱이 이달초부터는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에 대한 보복조치로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에 대한 수출규제를 강화하면서 하반기 전망도 어두운 상태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SK하이닉스도 올 연말부턴 D램 감산에 나설 예정이다. 이천 M10 공장의 D램 캐파 일부를 CMOS 이미지 센서 사업용 라인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여기에다가 D램 10나노 2세대(2y)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자연스러운 캐파 감소까지 더해지면 올 하반기 SK하이닉스의 D램 캐파는 지속 줄어들 전망이다.
낸드플래시도 올초에 2018년 대비 올해 웨이퍼 투입량을 10% 줄이겠다고 했으나 이를 15%로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청주 M15 팹에서의 추가 클린룸 확보와 이천 M16 공장의 장비반입 시기도 재검토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시장환경 변화에 맞춰 생산과 투자를 유연하게 조정하고, 메모리 중장기 성장에 대비해 제품과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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