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이 25일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주식에 대한 매각 공고를 내면서 아시아나항공의 인수전이 본격 막을 올렸다.
7조원에 달하는 부채를 떠안아야 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대기업이 유력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다.
인수 주체로 언급되는 SK·한화·CJ·GS 등이 가능성을 일축한 상황임에도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배경이다.
25일 금호산업은 자사가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6868만8063주(31.0%)에 대한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 주간사는 크레디트스위스증권(CS증권)이다. 아시아나항공 입찰 참여 의향을 밝힌 잠재 투자자를 대상으로 요약투자설명서 및 비밀유지 확약서를 제공할 예정이다.
9월까지 투자자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아 인수협상대상 후보군을 추리는 예비입찰과 실사를 거쳐 10월부터 본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및 본계약 체결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가격은 최소 1조원에서 최대 2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매각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구주)와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발행하는 보통주식(신주)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총 매각 대금은 전날(24일) 아시아나항공 주가(종가기준) 6520원을 기준으로 구주 인수대금은 4500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신주 발행액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1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에어서울과 에어부산 등 6개 자회사까지 포함하면 가격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잠재적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SK와 한화, CJ, GS, 신세계 등의 참여 여부가 이목을 끌고 있다.
현재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내비친 곳은 제주항공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애경그룹뿐이다.
애경그룹을 제외한 기업들은 앞서 한두 차례 인수의사를 부인한 바 있다. 하지만 업계는 인수전 과열 양상을 막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에 무게를 싣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두 번 다시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을 것이다.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이 이날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참여하는 기업의 조건으로 ‘경영 능력’과 ‘의지’를 강조한 부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통매각’ 성사 여부도 관심사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을 모두 묶어 파는 방식인데,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앞서 ‘통매각이 원칙’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분할매각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시아나항공과 계열사 간 시너지가 있기 때문에 통매각 원칙을 세운 것”이라며 통매각 원칙을 재확인했다.
앞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성공적인 매각을 위해 충분한 유동성을 공급하고자 1조6000억원 규모의 지원도 약속했다. 금호그룹이 발행하는 영구채(금리 7% 초반) 5000억원어치 매입을 통한 직접 지원과 1조1000억원의 신용·보증 한도 제공이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1조6000억원을 7대3 비율로 나눠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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