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25일 2분기 실적 발표 후 이뤄진 콘퍼런스콜에서 “오는 11월 금융 전문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 설립 추진을 계기로 금융사업을 본격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전날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해 네이버페이 등 결제 사업 부문을 분할해 오는 11월 1일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를 신설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분할 신설되는 사업 부문을 제외한 나머지 사업은 네이버에 존속된다.
네이버페이 결제 고객이 월 천만명을 돌파한 데 따른 자신감을 바탕으로 결제뿐 아니라 대출, 보험 등의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금융 플랫폼사로 본격 육성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자기자본 1위 증권사 미래에셋대우가 같은 날 5000억원 이상 투자 지원 계획까지 발표하자 새로 탄생하는 핀테크사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대표는 “네이버페이에 축적된 트래픽·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에게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하고, 안전하고 쉽게 가입하며, 통합 조회할 수 있는 편리함을 제공하는 효율적 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것이 네이버파이낸셜의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분사를 하면 금융 관련 사업 허가 취득이 용이해지고 다른 금융사들과 협력하기도 쉽고, 투자도 더욱 손쉽게 유치할 수 있다”며 “디지털 금융 시대에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네이버는 또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260만 지역 중소 사업자의 서비스를 네이버에서 검색하고 예약한 후 네이버페이로 결제하는 흐름을 점진적으로 확산시키는 등 오프라인 결제를 강화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이어 “1차로 식당업종을 대상으로 예약·현장결제·포장주문 등이 가능한 ‘테이블 오더’ 서비스를 본사 인근에서 테스트하고 있는데 3분기 중에 정식 출시할 것”이라고 알렸다.
중계 수수료 매출 창출도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네이버페이가 온라인 쇼핑 이력 조회의 흐름을 잘 풀어냈듯이 마찬가지 방식을 온라인 금융시장에서 금융상품 출시에도 적용해 중계 수수료 매출 창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네이버파이낸셜이 기존의 카카오뱅크, 토스 등의 경쟁사와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로 내정된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네이버파이낸셜의 월 1000만 이상 결제자와 축적된 데이터의 깊이는 다른 핀테크사와 다른 핵심 차이”라며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서 타 페이 서비스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라고 언급했다.
최 COO는 또 “네이버파이낸셜의 근본 경쟁력은 커머스 플랫폼 기반의 금융사라고 보면 된다”며 “은행업에 관심이 있는게 아니라 쇼핑 판매자에 대한 다양한 자금 지원, 구매자의 거래 편의성 강화 등 커머스 플랫폼 기반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네이버파이낸셜을 상장 한다는 구상이다. 최 COO는 “자회사로 나간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공개(IPO)를 고려하는 것”이라며 “결제 사업뿐만 아니라 생활 금융 플랫폼으로서 금융 사업을 잘한다면 적절한 시점에 IPO를 할 수 있을 것 같고 그런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주 환원도 더욱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박상진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기본적으로 잉여 현금 흐름의 30% 수준에서 현금 배당, 자사주 매입 등으로 주주환원 정책을 가져왔고, 배당의 경우 배당성향 5% 정도로 유지해왔다”며 “사업 환경이 변하고 있고 또 국내 사업 성과를 고려해 좀 더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진행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주환원 방법이나 재원 등에 대해서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고, 향후 정책이 정해지면 공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언급했다.
미래에셋대우의 5000억원 이상 투자 계획에 맞춰 네이버의 추가 투자 계획 가능성에 대해서는 “네이버페이 분사는 단순 물적 분할로 페이 사업의 자산, 인력, 자본 등 기본적으로 6000억원 이상 정도의 자산을 가지고 법인이 설립되는 것”이라며 “그 뒤에 미래에셋이 네이버파이낸셜 밸류에이션에 맞게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네이버가 미래에셋과 동일하게 자금을 투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박상진 CFO는 답했다.
이어 “네이버파이낸셜 분할 시점에 전자금융사업을 하기 위한 최소 자본금 50억원으로 시작할 거고 미래에셋의 5000억 투자금은 다양한 비즈니스를 위한 투자금으로 쓰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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