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만5316개 '정점'…지난해 신규등록 최저치
코인노래방 열풍이지만…'그마저도 신규증가 둔화'
"주 52시간제 등 외부환경 변화 능동적 대응 필요"
회식·여가 문화가 변화함에 따라 노래방 수가 2011년을 정점을 찍고 감소하는 추세로 나타났다.
KB금융경영연구소는 28일 국내 자영업 시장을 다룬 ‘KB 자영업 보고서’ 두 번째 시리즈로 노래방 업종의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 정부기관 등에서 제공하는 공공데이터와 KB부동산 ‘리브온(Liiv ON)’ 상권분석서비스를 통해 세부 상권별 현황에 대한 분석 결과를 담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노래방 수는 2015년과 2016년 코인노래방 열풍으로 증가했으나 2011년 3만5316개를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노래방이 등장한 이후 가장 적은 766개의 신규 등록이 이뤄졌다. 특히 올해 5월까지 신규 등록은 29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15개)보다 감소했다.
아울러 폐업·휴업이나 등록 취소로 시장에서 이탈한 노래방은 지난해 1413곳으로, 2015년 이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이후 여가의 개인화 등 소비트렌드 변화 흐름을 타고 1인 가구 밀집지역과 번화가를 중심으로 코인노래방이 빠르게 증가했다. 코인노래방은 수익성 확보측면에서 유리해 2017년 신규 등록이 778개에 달했으나 지난해 들어 신규 등록이 409개로 감소하면서 증가세가 둔화됐다. 전국의 코인노래방 수는 지난 5월 기준 2839개다.
전국에서 코인노래방이 가장 많은 동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과 인천 부평구 부평동으로 각각 20개로 집계됐다. 이어 부산 부산진구 부전동과 서울 광진구 화양동에 16개씩 분포했다.
노래방은 지난 5월 기준 전국에 약 3만3000개가 영업 중으로 인구 1581명당 1개 꼴로 분포하고 있다. 경기도(7656개)와 서울(6345개)에 가장 많았으며 시군구 별로는 경기 부천시(625개), 대구 달서구(565개), 대전 서구(512개), 서울 송파구(507개) 순이었다. 동단위로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197개), 경기 시흥시 정왕동(191개), 서울 관악구 신림동(186개), 서울 강북구 수유동(180개) 등 지역 교통의 중심이 되는 오래된 번화가에 주로 분포했다.
보고서는 노래방은 높은 수준의 기술이나 사업경험이 필요하지 않아 시장진입이 쉽고 차별화가 어려운 업종으로, 이 같은 감소세는 회식 수요 감소와 회식 문화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했다. 주 52시간제 도입과 워라밸 문화의 확산 등으로 핵심 고객인 직장인들의 회식 감소에 따라 2차로 애용되던 노래방에 대한 수요도 감소했다.
여가의 개인화와 대체할 수 있는 경쟁업태의 성장, 노후화되고 있는 시설도 노래방에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커피전문점이나 당구장, 스크린골프, 복합쇼핑몰 등 노래방을 대체할 수 있는 시설이 과거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노래방 업주들이 주 52시간제 시행과 같은 외부환경 변화에 대해 능동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주 52시간제 시행 등의 영향으로 직장인들의 회식수요 감소는 불가피해 공기질과 내부위생 관리, 노후화된 인테리어 교체 등을 통해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고 상권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기반으로 타깃 고객에 대한 특화된 서비스의 도입해 잠재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페업은 꾸준한 반면 신규 등록이 적어 시장경쟁은 다소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노래방은 낮은 운영비용으로 유지할 수 있어 업계의 자연적인 구조조정은 다소 더디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노래방 수 감소에 따라 노래반주기 제작업체는 새로운 수익원 발굴을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1990년대 아싸, 태진미디어, 금영, 대흥, 아리랑 등의 기업이 노래반주기를 생산했으나 현재에는 TJ미디어와 금영엔터테인먼트가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TJ미디어는 방수가 20~30개에 이르는 코인노래방 시장을 선점하며 2015~2017년 급격한 실적 개선을 이뤘으나 코인노래방 신규 등록이 감소한 지난해에는 매출이 역성장하고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해외시장 진출, 모바일 노래방 출시,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플랫폼 진출 등으로 전방산업의 부진에 대응하고 있다. TJ미디어는 지난해 기준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43.2%였다. 금영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매출은 전체 매출의 68%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전방산업 둔화로 반주기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시장 개척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케이팝(K-pop)을 기반으로 글로벌 노래반주·댄스 플랫폼을 구성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는 등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창의적 서비스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관계자는 “노래방은 상권에 민감한 업종으로 소비지형 변화에 따라 수요가 줄고 있음에 따라 상권별 특성을 정확히 파악하고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KB금융은 향후 KB 자영업 분석 보고서를 순차적으로 발표해 국내 자영업 현실을 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