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불황에… 4대 금융그룹 이자수익 14조원 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7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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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보다 5% 늘어 실적잔치… 전체 영업익중 이자수익이 70~80%
순이자마진 하락… 연체율 상승도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신한, KB,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1∼6월)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 수익으로만 작년보다 5%가량 늘어난 14조 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6.6% 늘어난 1조9144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KB금융(1조8368억 원), 하나금융(1조2045억 원)은 4.1%, 7.5% 줄었지만 명예퇴직금 지급 등 일회성 요인을 제외하면 실적이 좋았던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소폭 많다. 우리금융(1조1790억 원)도 충당금 등 특수요인을 빼면 역대 최대 실적을 냈다.

금융그룹이 좋은 실적을 낸 건 은행 담보대출에서 나오는 이자수익 덕분이다. KB와 신한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8%, 5.6% 늘어난 4조5492억 원, 3조9041억 원을 기록했다. 우리는 2조9310억 원, 하나는 2조8866억 원을 거뒀다. 금융그룹의 이자수익은 2분기(4∼6월)에 1분기 대비 더 늘어나는 추세다. 이자수익이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룹별로 70∼80%다.

은행 실적이 양적으로는 계속 좋아지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주요 은행들이 운용자금 한 단위당 이자 순수익을 얼마나 냈는지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은 최근 떨어지고 있다. 신한은행은 NIM이 1분기 1.61%에서 2분기 1.58%로 하락했고 같은 기간 국민, 우리, 하나은행도 0.1∼0.3%포인트씩 각각 떨어졌다. 일부 은행들은 지난해 말과 비교해 연체율도 조금씩 올라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로 대출금리가 떨어짐에 따라 올해 하반기에는 은행들의 이자수익 성장세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4대 금융그룹이 인수합병(M&A)을 통한 이익 다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대 금융그룹 순이익 중 은행 비중이 77%로 높다. 주요국 금융회사와 동일 기준으로 비교해도 금융개방 정도가 낮은 중국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어서 수익 다양화를 위한 M&A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남건우 기자 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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