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전자산업 생산량이 중국, 미국에 이어 3위를 기록하며 일본(4위)을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가 30일 발간한 ‘세계 전자산업 주요국 생산동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전자산업 생산액은 1711억100만 달러(약 202조7000억 원)로 전 세계 전자시장의 8.8%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중국(7172억6600만 달러·37.2%)과 미국(2454억2200만 달러·12.6%)에 이어 3번째로 4위인 일본(1194억700만 달러·6.2%)을 제쳤다. 한국 전자산업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9.0%에 달해 베트남(11.7%), 인도(10.9%)에 이어 세 번째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 전자산업의 성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어진 반도체 산업 호황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보고서의 주저자인 KEA 우성제 차장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슈퍼 호황 덕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고 실적을 올린 것이 전자산업 생산량 확대를 견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전자산업 내 전자부품 산업의 비중이 77.3%로 2013년(58.5%)보다 20%포인트 가까이 늘어난 점은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부품의 70∼80%가 반도체 관련 산업임을 감안하면 ‘반도체 의존도’가 다소 높다고 볼 수 있다”며 “일본 수출 규제, 미중 무역 갈등, 반도체 가격 하락 등 악재가 적지 않은데 반도체와 같은 제2의 성장동력을 키워내야 한다”고 말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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