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日 추가 규제품목 지정 안했지만 “안심 못해”…소재 국산화·공급선 다변화 기조 지속

  • 뉴시스
  • 입력 2019년 8월 7일 15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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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존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 외 추가 지정 안해
기업들 최악의 경우 예상하고 대비..."확전 자제 예단 못해"
"불확실성 이어져...일본發 리스크 해소 움직임 지속할 듯"

일본 정부가 7일 공개한 수출규제 시행세칙에 기존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 외에 추가로 ‘개별허가’ 품목을 지정하지 않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을 대비해 준비해온 소재 국산화와 공급선 다변화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이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법령 개정안을 공포했다. 기업들의 관심은 시행세칙인 ‘포괄허가취급요령’에 있었다. 어떤 품목이 개별허가만 되는 품목을 추가로 지정돼 수출절차가 까다로워져 사실상의 규제 품목이 되는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일본 정부는 지난달 4일 고순도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아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3개 품목을 개별허가 대상으로 변경했다. 일본 정부가 이날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있는 산업은 여전히 기존 반도체 업종으로 국한된 상태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도체, 전자업계에선 최악의 경우를 예상해 규제 대상이 마스크 장비, 기판, 웨이퍼 등 D램과 낸드플래시 생산에 필수적 장비와 전기차용 배터리 소재 등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비해왔다.

배터리 업체들은 일본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국내 공급업체들과 파우치필름 공급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파우치필름은 파우치형 배터리 셀을 감싸는 역할을 한다. 현재 일본 DNP와 쇼와덴코는 전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는 전량 파우치형이며, 삼성SDI는 소형배터리에 파우치 필름을 사용한다.

반도체 업종 외 완성차 업체 등 다른 기업들도 앞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일본산 물자가 적용되는 부품을 파악하고 부품 국산화와 공급망 다변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개별허가 품목을 추가로 지정하지 않은 점과 무관하게 이번 일본의 경제 보복조치가 언제든 리스크가 될 것이란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당초 일본이 시행령을 발표하면서 1100여개의 전략물자 품목 가운데 기존 3개 품목 외에 개별허가 품목으로 광범위한 품목을 추가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일단은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라며 “하지만 확전을 자제하는 모습으로 예단하기는 힘들고 불확실한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일본 리스크를 경험한 기업들은 소재 국산화와 공급선 다변화를 위한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대봤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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