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성수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 등 불확실한 대내외 상황에 대해 “당분간 금융안정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며 ”오히려 지나친 공포감이 혼란과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고 밝혔다.
은 후보자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수출입은행 본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후보자 지명 소감 등을 밝혔다.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자 국제금융 전문가인 은 후보자는 이날 단행된 개각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의 두 번째 금융위원장으로 발탁됐다.
청와대가 은 후보자를 미·중 무역갈등 장기화와 일본의 경제보복 등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불안감, 경기둔화 우려감 확산에 대응할 적임자로 판단한 것이다. 은 후보자는 ”엄중한 경제상황에서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금융소비자, 금융산업, 금융시스템 등 세 가지 요소를 균형 있게 다루면서 금융혁신을 가속해나가겠다“고 했다.
은 후보자는 최근 가장 큰 현안인 대외 불확실성 증대에 대해 ”당분간은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안이하게 하겠다는 것은 아니지만 ’위기‘, ’파국‘이란 진단도 너무 지나치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미국에서 총기사고가 잦은데, 뉴욕타임스퀘어에서 오토바이 소리를 총소리로 알고 사람들이 도망치다 20여명이 다쳤다고 한다“며 ”지나친 공포감이 오히려 혼란을 불러일으키는 ’자기실현적 위기‘를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은 후보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비한 금융정책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금융위가 지난 3일 은행장 간담회에서 내놓은 정책에 수출입은행장 자격으로 참여했다“며 ”우선 정책이 잘 집행되는 것이 중요하고, 금융위가 추진하는 일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기업들이 금융 분야에서 어려움이 없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은 후보자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국내 금융정책 경력에 대해 ”국내 금융정책 경험이 많지는 않으나 국내 문제도 국제금융과 모두 연결돼 있어 같이 문제를 접근·협의한다“며 ”금융위에 쟁쟁한 전문가들이 있지 않나, 잘 협의해서 문제 없도록 하겠다“고 했다.
해묵은 문제인 금융감독원과의 갈등에 대해서는 ”금융위는 정책을 세우고 금감원은 현장에서 집행하는 역할인 만큼 잘 협조해서 소비자 편익이 커지도록 노력하겠다“고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재임 기간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감리 문제, 금감원 예산, 키코 분쟁조정 등을 두고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갈등 관계에 있었다.
은 후보자는 대북 협력과 관련한 구상도 밝혔다. 수출입은행은 남북협력기금을 운용하는 대북 경제협력 주무기관이며, 은 후보자는 북한·동북아연구센터 인력을 충원하는 등 관심을 기울였다. 은 후보자는 ”북한 문제는 많은 변화가 있어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제제재 틀 안에서 긴 호흡으로 준비해야 한다“며 ”금융에서 협력할 수 있는게 있는지 각 기관이 연구하고 금융위는 이를 조율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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