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면서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다시 늘어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에서 이뤄진 아파트 전·월세 계약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월보다 2.1%포인트(p) 감소해 25.1%를 기록했다. 2014년 10월(25.0%) 이후 최저 수준이다. 상대적으로 전세비중은 2.1%p늘어 74.9%를 기록했다.
이런 추이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집계 초반이지만 8월 전·월세 계약 중 월세비중은 7월보다 1.4%p 줄어 23.7%로 떨어진 반면 전세비중은 76.3%를 기록 중이다.
최근 전·월세 시장이 상승기인 점을 고려하면 다소 의아한 결과다. 한국감정원 조사에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04% 올라 6주 연속 상승했다. 전·월세 공급원이던 입주물량은 줄었는데 여름철 학군수요와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늘어 상승세가 지속됐다.
보통 전·월세 상승기 때에는 전세비중은 줄고, 월세비중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세입자보다 우위에 선 집주인이 임대수익을 늘리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려 하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과 같은 저금리 기조에서는 전세보증금을 은행에 넣어두는 것보다 월세를 받는 것이 더 유리하다.
반대로 전·월세 시장 하락기 때에는 집주인이 세입자를 유치하기 위해 임대료 부담이 높은 월세 대신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전세로 전환하면서 전세비중이 늘게 된다.
전문가들은 지난달부터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섰음에도 월세가 아닌 전세비중이 더 늘어난 것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Gap)투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최근 서울 주택 시장을 모니터링한 결과 1주택자가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투자가 많았다”며 “이로 인해 집값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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