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34%↓ 석유제품 26%↓
정부 “日보복조치 여파 아니다”… 본격 영향땐 더 곤두박질 우려
반도체 경기가 여전히 부진한 데다 일본 및 중국으로의 수출이 줄면서 8월 수출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이 심해지고 한국에 대한 일본의 경제보복 여파가 가시화할 경우 가뜩이나 부진한 수출이 더 가파르게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2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기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48억200만 달러)보다 22.1% 줄어든 115억3200만 달러였다. 이달 10일까지 조업일수는 8일로 지난해보다 0.5일 줄어든 영향이 적지 않았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14억4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17.2% 줄었다. 올해 1월부터 8월 10일까지 누적 수출액은 3288억97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감소했다.
8월 수출이 감소세로 출발한 것은 반도체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2% 줄어드는 등 글로벌 반도체 수요 위축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12월부터 마이너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른 수출 주력품목인 석유제품(―26.3%), 자동차(―6%) 등의 수출도 부진했다.
이달 1∼10일 일본으로 수출한 금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32.3% 줄었다. 석유제품과 자동차 부품 부문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일본에서 한국으로 들여온 수입액도 18.8% 줄었다. 다만 이번 수출입 실적에 일본 수출 규제가 본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일본에서 수입한 품목 가운데 수입액이 줄어든 품목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이지만 이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됐기 때문이지 일본의 직접적인 수출 규제품목인 반도체 소재와는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또 일본 불매운동 관련 소매품의 수입액 비중도 전체 수입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10일은 샘플이 적기도 하고, 일본 수출입의 경우 추세적으로 계속 좋지 않은 흐름에 놓여 있던 것이어서 수출 규제와 연관짓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달 1∼10일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금액은 28.3% 줄었다. 대중(對中) 수출은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이 길어지면서 중국과의 교역 부진도 장기화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19.5%), 유럽연합(―18.7%) 등 주요 지역에 대한 수출도 두 자릿수의 감소세를 보였다.
8월 초순 전체 수입액은 141억8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2% 줄었다. 기계류(―22.9%), 원유(―17.1%) 등의 수입이 줄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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