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들어 빚을 갚지 못해 법원에 개인회생이나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현상을 줄이거나 방지할 수 있을까요.
A. 빚이 과도하게 많아 스스로의 힘으로 갚을 수 없는 사람들은 법을 통해 구제를 받기도 합니다. 먼저 개인회생은 지속적인 소득이 있어 빚을 줄여주면 회복이 가능한 사람들이 신청하는 제도입니다. 통상 3∼5년 정도 빚의 일부를 갚고 나머지는 면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개인파산은 빚을 갚을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신청합니다. 파산 신청을 하면 모든 빚을 면제해 주는 만큼 재산을 남길 수 없으며 일부 법적 지위를 갖는 데 제약을 받을 수 있습니다.
법원통계월보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회생 신청은 4만7459건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74건(6.9%) 늘며 2년 연속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같은 기간 개인파산 신청도 2만2924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49건(8.3%) 늘었습니다. 2010년 이후 줄곧 감소해 오다 9년 만에 처음으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경제 상황이 어려워져 스스로의 힘으로 빚을 갚지 못하는 사람이 늘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일차적 책임은 빚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개인에게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일수록 빚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현대 사회를 일컬어 ‘신용(信用)사회’라고도 합니다. 경제적인 의미에서 신용이란 남의 돈이나 재산을 현재에 빌려 쓰고 미래에 약속한 대로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말합니다. 따라서 신용이 좋다는 것은 빌려 간 돈이나 재산을 차질 없이 갚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신용을 잃어버리는 것은 인생의 전부를 잃어버리는 것이다’라는 격언이 있듯이 신용은 보이지 않는 재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개인이나 기업은 물론이고 금융기관과 국가에도 신용의 중요성은 매우 큽니다.
신용은 추상적인 것 같지만 사실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습니다. 사람들이 은행이나 신용카드사 등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릴 때 신용은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금융회사들은 개인의 금융거래기록에 기반을 둔 고객별 신용평점과 신용평가회사에서 제공받는 신용정보를 토대로 개인에 대한 대출 가능 여부를 결정합니다. 신용이 좋으면 대출 금리와 한도 등을 우대받을 수 있겠지만 신용이 나쁘면 반대로 대출 조건이 불리해지거나 대출 자체가 곤란해질 수도 있습니다.
한편 신용과 관련된 개인의 각종 정보를 종합해 신용 수준을 등급화한 것을 신용등급이라고 부릅니다. 약속한 대로 남의 돈을 성실히 갚을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개인별 신용등급을 정하는 데는 △대출 현황 △신용카드 발급 및 해지 사실 등 신용거래정보 △연체나 부도 등 신용판단정보 △세금 체납이나 채무불이행 여부 등 광범위한 요소들이 고려됩니다. 신용등급은 1∼10등급으로 부여되며 최우량, 우량, 일반, 주의, 위험 순으로 나뉩니다. 등급이 높을수록, 즉 1등급에 가까울수록 신용이 좋음을 나타냅니다. 6등급 이하의 경우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는 만큼 신용등급을 올리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소득이 줄어드는 등 예기치 못한 상황이 발생해 돈이 필요한 때가 있습니다. 평소 신용을 잘 관리해 신용등급이 높으면 담보 없이도 돈을 빌릴 수 있고 이자 부담도 줄어들 것입니다.
튼튼한 신용을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신용평가를 할 때 중요하게 반영하는 요소가 연체정보이므로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연체하지 않도록 조심하는 건 신용관리의 기본입니다.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대출을 받거나 신용카드 현금서비스(카드론)를 자주 이용하는 것은 신용등급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신용을 잘 관리하고 과다한 빚을 지지 않도록 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개인이 해야 할 일입니다. 다만 부득이하게 빌린 돈을 제때에 갚지 못해 곤란에 처한 경우에는 개인회생 등 법적 구제제도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일시적으로 신용불량 상태에 놓였다 하더라도 여기서 탈출해 하루속히 정상적인 경제 활동으로 복귀하려는 의지와 노력, 그리고 신용관리의 기본원칙을 철저히 지키려는 자세가 매우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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