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5개월 연속 경기 상황 ‘부진’ 판단…장기 침체 늪 빠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16일 17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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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갈등으로 올해 2분기(4~6월) 수출과 투자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기획재정부가 평가했다. 정부가 4월 이후 5개월 연속 경기 상황을 ‘부진’ 상태라고 판단한 것이다.

기재부는 16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2분기 우리 경제는 생산이 완만하게 증가했지만 수출 및 투자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 글로벌 제조업 경기 등 세계경제 둔화와 반도체 업황 부진, 일본 수출 규제와 미중 무역갈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그린북에서도 정부는 “소비가 완만히 증가하지만 수출 및 투자가 부진하다”고 평가했다.

기재부는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경기가 급속히 나빠졌던 2016년 12월 이후 2년 4개월 만인 올해 4월 처음으로 그린북에 ‘부진’이라는 표현을 넣었다. 이후 5개월 연속 그린북에 경기가 부진하다는 문구가 포함됐다. 2005년 3월 그린북 발간 이후 가장 오랜 기간(5개월) 연속으로 경기가 부진하다는 진단을 내리고 있는 것이다. 4, 5월에는 광공업 생산과 설비투자, 수출 등 주요 실물지표가 부진하다고 판단했고 6~8월에는 수출과 투자 부진을 언급했다.

민간 연구기관에 비해 경기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는 정부조차 현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한국 경제가 장기 침체로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그린북 내 표현을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하는 건 무리라고 설명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기술적으로는 부진이라는 표현이 2005년 이후 최장인 것은 맞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때에 경기 위축, 침체라는 표현이 사용됐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엔진인 수출이 지난해 12월 이후 7월까지 8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주요 경제지표들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6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9.3% 줄었고 건설투자는 같은 기간 6.3% 감소했다. 경기동행지수와 선행지수는 지난해 7월 이후 동반 하락해 6월 현재까지 100을 밑돌고 있으며 소비자심리, 기업심리도 모두 위축돼 있다. 경기지수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경기가 상승 흐름을 보이고 미만이면 하강 흐름을 나타낸다. 정부는 “투자 수출 소비를 살리기 위해 가용한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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