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네시아서 ‘한국식 양념닭갈비 라면’ 출시
일본 태국 라면업체 닛신도 태국서 미투 제품 내놔
질 낮은 미투 제품으로 한국산 이미지 추락도 우려
삼양식품 “확연한 맛 차이 강조...마케팅 강화할 것”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을 필두로 한국의 매운맛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자 해외업체들이 미투(me too) 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 경쟁이 불가피해졌지만, 한국의 ‘아성’을 뛰어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수준이 낮은 미투 제품이 확산하면 한국산의 이미지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있어 대응책도 고심하고 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최근 인도네시아 대표 식품업체 미에(Mie)의 ‘세답’ 브랜드는 한국식 양념닭갈비 라면을 내놨다. 이 업체는 지난 7월 자카르타에서 열린 대형 뮤직 페스티벌 ‘We The Fest(WTF) 2019’에서 ’Korean Spicy Chicken‘맛 라면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탄력 있는 면발과 두꺼운 질감을 지닌 한국 라면의 특징을 따랐다. 매운 맛을 더하기 위해 양파를 첨가했고 고추양념을 추가로 넣어 취향에 따라 맵기를 조절하도록 만들었다.
회사는 제품을 출시하면서 “한국 라이프 스타일에 호감을 가지고 선망하는 현상이 K-팝을 좋아하는 젊은 세대 뿐만 아니라 부모 세대까지 점차 광범위해짐에 따라 한국식 양념닭갈비 라면을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미에사는 이 제품이 출시 일주일 만에 매진됐다고 홍보하고 있다.
특히 WTF행사에서 이 제품을 맛본 소비자들의 반응에 주목할 만하다. 인도네시아 현지인들은 “진짜 매운 한국 맛” “인도네시아 라면과 다르게 면발에 탄력이 있다” 등 ’한국라면‘의 미투 제품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미에 세답은 이 제품 패키지에도 ’한국 양념 닭갈비‘라는 한글을 전면에 부각, 미투 제품임을 드러내놓고 있다. 원조 제품의 콘셉트와 패키지를 차용해 현지제품인 것처럼 내놓는 ’짝퉁‘과는 구분된다. ’한국 제품을 본따 만들었다‘는 점을 강조해 한국의 매운 맛을 소비하도록 한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미투 제품이 확산되면 원조 제품을 더 선호해 한국제품 판매가증가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미에 사가 당장은 한국제품과 유사하다는 점을 강조하더라도 제조·유통망을 독점하고 있어 한국 업체들에는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다.
세계 라면협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가 중국 다음으로 면 소비량이 가장 높은 국가다. 인도네시아 수입라면 시장에서 한국산 라면은 지난해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는 한국 라면업계의 핵심 시장인데다 미투 사례가 이번에 처음으로 나온 만큼 시장 관리가 시급해진 상황이다.
삼양식품은 이 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에서 파급력이 큰 유튜브 광고와 SNS 마케팅을 전개할 예정이다.
태국에서도 미투 제품들이 나와 있다.
일본기업 닛신(Nissin)은 태국시장에서 2017년 ‘격’라면을 생산·판매하고 있다. 삼양 불닭볶음면을 본따 만든 제품이다. 패키지에는 ‘한국불닭맛’이라고 한글로 쓰여있다. 현지 생산되고 있어 삼양 불닭볶음면의 4분의 1에 불과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제품과 가격 면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다.
태국 현지 3대 라면브랜드인 ’마마(MAMA)’도 지난해 ‘오리엔탈 키친-핫 코리안’이라는 라면을 선보였다. 이제품 역시 패키지와 구성물(면, 액상스프, 후레이크)이 삼양 불닭볶음면과 유사하다.
업계는 한국 매운 맛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미투 제품이 지속해서 나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조 제품의 상품 수준과 가격 등 ‘품격’을 유지하는 한편 현지인들의 반응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면서 대응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불닭볶음면이 원조라는 사실을 현지인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마케팅을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라면서 “현지에서 제조한 미투 제품들은 불닭볶음면과 맛 차이가 확연히 나기 때문에 현지인들이 불닭볶음면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해서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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