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대기업집단의 기업결합 규모가 두드러지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집단 내 구조조정을 위한 계열사 간 결합이 크게 줄어들었고, 신산업 진출 등을 위한 비계열사 간 결합 역시 금액 규모가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기업에 의한 기업결합 건수는 270건으로 지난해 상반기(266건)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지만 결합 금액 규모는 21조6000억원에서 12조7000억원으로 41.2% 가량 줄어들었다.
여기서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의 기업결합은 작년보다 28% 감소(107건→77건)하는 등 위축된 경향을 보였다. 결합 금액도 4조2000억원으로 지난해(16조5000억원)에 비해74.5%(12조3000억원) 줄어들었다.
특히 기업집단 내 구조조정의 성격을 갖는 계열사 간 기업결합의 경우도 건수는 47.4%(27건), 금액은 76%(11조1000억원)씩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의 경우 기업집단의 소유·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지주회사 전환, 순환출자 해소 등이 활발히 일어나 계열사 간 기업결합이 크게 늘어났지만 올해는 다시 예년 수준으로 돌아온 모습이다.
신산업 진출을 통한 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뤄지는 대기업집단의 비계열사 간 기업결합은 4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0건)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다만 결합 금액은 2017년 10조4000억원, 지난해 1조8000억원, 올해 7000억원으로 3년 연속 감소 흐름을 나타냈다.
인수방식 측면에서 보면 회사 전체를 인수하는 합병(39.3%→27.3%)이나 지분투자 형태의 주식취득(19.6%→15.6%)의 비중은 줄어든 반면, 신산업 진출을 위한 회사설립(3.7%→11.7%)이나 특정 사업부문만을 인수하는 영업양수(18.7%→24.7%), 임원겸임(18.7%→20.8%) 등은 증가했다.
전체 기업결합 중 외국 기업이 국내 기업을 결합한 건수는 19건으로 지난해 29건에 비해 34.5%(10건) 감소했다. 제조업 분야에선 기업결합 건수가 소폭 줄었고 대신 서비스업 분야에서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커피전문점 투썸플레이스를 인수한 홍콩의 앵커에쿼티파트너스그룹과 의약품유통업체 지오영을 인수한 블랙스톤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한편 하반기에는 LG유플러스-CJ헬로, SK텔레콤-티브로드 등 유료방송 시장과 한국조선해양-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에서의 대형 인수합병(M&A)가 예고돼 있다. 공정위는 여기에 더불어 일본의 최근 수출규제 조치 등의 영향으로 소재·부품·장비 산업에서 국내 기업들의 국내·외 기업결합 시도가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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