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후보자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中企 성장 기회 박탈”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 News1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27일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관행은 효율적인 독립 중소기업의 성장 기회를 박탈하고, 자원의 비효율적인 사용으로 대기업 자신에게도 결국 손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이날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조 후보자는 “우리나라 대기업 집단은 그간 뛰어난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우리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하면서도 “총수 일가가 소수의 지분으로 지배력을 여전히 행사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관행 등 개선할 부분은 아직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업집단 규모가 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되겠지만 시장에서의 반칙행위 또한 용납돼서는 안 된다”며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과거에는 문어발식 계열 확장 등에 따른 동반부실화 같은 시스템 리스크가 존재했지만 위기를 극복한 현존 대기업 집단의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며 “변화된 환경에 맞게 역점을 둘 분야 또한 달라질 필요가 있다. 그간의 제도적 개선과 시장 시스템 변화에 맞춰 일감몰아주기 규제 등 실효성 있는 행태 교정에 주력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는 일본의 수출규제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대기업의 어려움을 언급했다. 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유기적인 상생협력체계 구축 방안도 찾아보겠다”며 “대기업이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을 발굴해 장기적인 성장파트너로 육성하는 것은 중소기업의 혁신성장뿐만 아니라 대기업 리스크 관리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산업 발전 등 새로운 혁신생태계 조성 측면에서는 균형감을 가지고 접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후보자는 “부당한 독과점 지위 남용 행위를 엄중히 제재하되 과도한 정부개입으로 시장이 왜곡되거나 혁신이 저해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조사 중인 구글, 애플, 네이버와 같은 ICT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의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도 정밀한 분석을 통해 시장 혁신을 촉진하는 결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는 갑을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서민경제의 근간을 이루고 서민의 생존이 달려있는 절실한 문제라고 설명하며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갑질 근절, 재벌개혁 등의 의미 있는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취임하게 되면 현재 공정경제 정책기조를 유지하며 시장구조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현 청와대 정책실장) 후임으로 위원장에 지명됐으나 아직 인사청문회 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