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대출규제가 강화되고 보유세 부담이 커지는 쪽으로 정책 방향이 가고 있기 때문에 옛날처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생각만으로 부동산 투자에 접근해서는 안 된다.”(채상욱 하나금융투자 건설·부동산 수석연구위원)
“수익이 줄어드는 저금리 시대에는 연금이 좋은 자산이다. 노후 대비를 위해 예금과 부동산 중심의 자산구조를 연금을 활용하는 쪽으로 바꾸는 게 좋다.”(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소장)
27일 ‘2019 동아재테크·핀테크쇼’가 이틀 동안의 일정을 마치고 막을 내렸다. 은행, 증권사, 핀테크 기업 등 50여 개 업체가 부스를 차린 서울 강남구 코엑스 행사장은 이틀 동안 약 1만3000명의 관람객들로 북적거렸다.
행사의 백미는 10명의 전문가가 투자비법을 소개한 재테크 강연이었다. 부동산과 금 투자, 절세, 노후 자산관리 등을 주제로 이뤄진 강연마다 400여 개의 좌석은 가득 찼다. 이른 아침부터 가장 앞자리에 앉은 사람들은 펜과 노트를 꺼내들고 재테크 고수의 조언을 꼼꼼히 메모했다. 전문가들은 강연 후에도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질문을 받느라 한동안 행사장을 떠나지 못했다.
○ 다주택자 아니라면 청약 노려볼 만…소형 아파트도 매력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확대할 때는 아니라면서도 상가보다는 소형 아파트를 권했다.
채 수석연구위원은 “차익 실현보다는 현금 흐름을 봐야 하는 부동산 투자에서 보유세는 치명적”이라며 “2주택자 이상인 경우에는 보유세 부담이 크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 상승기를 기다리며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분산보다는 집중 전략으로 똘똘한 한 채를 마련해야 할 때”라며 “분양가상한제로 분양시장 매력이 올라갔으니 무주택자라면 분양시장에서 내 집 마련을 하는 게 유리하다”고 권했다.
상가 투자는 신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사람들이 온라인 소비를 늘리고 있기 때문에 비어있는 상가가 많다”며 “그걸 모르고 상가를 샀다가는 관리비와 대출이자 부담만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소형 아파트의 매력도는 높게 평가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인구는 줄어도 1∼2인 가구는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 교수도 “자산가들도 39m² 이하의 소형 아파트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리츠와 토지 등 다양한 부동산 투자 방식이 소개되기도 했다. 남궁훈 신한리츠운용 대표는 “리츠는 이익의 90%를 의무적으로 배당하게 돼 있다”며 “상장 리츠는 유동성 측면에서도 좋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고상철 랜드삼교육 대표는 역세권의 10∼15평 땅을 추천하며 “좋은 위치에 땅을 갖고 있으면, 몇 년 뒤 규제가 풀리고 개발이 진행될 때 땅값이 오른다”고 했다.
○ 金 투자로 자산 배분…노후 대비는 종신연금으로
최용준 다솔WM센터 세무사는 “배우자 증여는 6억 원까지 공제가 되기 때문에 가격이 오른 자산의 경우 미리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훗날 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중식 가현택스 대표세무사는 “소득세라고 이름이 붙은 건 공동명의를 활용하면 무조건 절세가 된다”며 “보유기간이 길어지면 세금을 공제해주므로 부동산 거래를 할 때 취득시기를 체크해보고 거래시기를 조정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안전자산인 금 투자에 대한 강연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염명훈 키움증권 리테일전략팀장은 “최근 주요국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금값이 다시 올라가는 상황”이라며 “전문가들은 자산의 8∼10% 정도는 금에 투자할 것을 권유한다”고 소개했다.
노후 대비의 경우 저금리에 맞춰 자산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왔다. 김경록 소장은 “저금리에 예금과 부동산 중심의 자산구조는 맞지 않다”며 “공적연금은 물론이고 주택연금 등 종신연금을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목표수익률은 4% 정도로 잡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참가자들은 강연을 통해 재테크에 대한 힌트를 얻었다며 만족해했다. 중국어 강사로 일하는 박지영 씨(34)는 “남편과 부동산 투자에 대해 고민하던 중 오게 됐다”며 “소형 아파트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알아봐야겠다”고 말했다. 이틀 내내 강연을 들은 김경향 씨(66)는 “금은 관심이 없었는데 최근 값이 오른다고 하니 투자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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