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어디까지 즐겨 봤니?” 현대오일뱅크 워라밸 현장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30일 10시 58분


구글은 실리콘밸리 맛집으로 꼽힐 만큼 수준 높은 사내 식당을 운영하고 회사 곳곳에 놀이공간, 수면 캡슐을 설치하는 등 임직원을 위한 복지로 유명하다. 국내 기업들도 만화방, 병원 등 직원들에게 즐거움과 편리함을 제공하고자 노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임직원 만족을 높여 생산성을 강화하고 인재를 끌어 모으기 위해서다. 현대오일뱅크 사무실도 ‘일만 하는 곳’에서 직원들의 자기개발과 휴식까지 케어해 주는 힐링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7월 어느 날, 퇴근 시간이 지났지만 현대오일뱅크 교육장 불이 환하다. ‘워라밸’을 무색케 하는 야간 교육의 현장이라 하기엔 모여드는 직원들 하나하나 표정이 밝다. 현대오일뱅크가 임직원들에게 배움과 교류의 장을 제공하고자 시작한 ‘원데이 클래스’다.

이날 주제는 가죽공예. 이탈리아 천연 소가죽으로 여권 지갑을 만든 이 수업에는 2회에 걸쳐 80여 명이 참여했다. 4월 시작해 그간 요리, 커피, 꽃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된 원데이 클래스에 대한 호응은 그야말로 뜨겁다. 가죽 공예 수업 이후 사내 공작 동호회가 출범했을 정도다. 임성권 현대오일뱅크 지원팀장은 “직원들의 자기개발을 돕는 차원에서 시작한 프로그램”이라며 “관심 분야가 같은 임직원 간 새로운 커뮤니티로까지 발전하는 것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보람이 크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는 올 초부터 매월 2개 팀의 신청을 받아 브런치를 제공한다. 2개 팀이 함께 모일 장소만 정해 주면 전 팀원들이 배불리 먹을 수 있도록 브런치 박스를 배달한다. 아침을 거르고 헐레벌떡 집을 나서기 일쑤인 직원들은 허기도 채우고 평소 잘 만나지 못했던 다른 팀과 대화도 나누며 뜻 깊은 한 시간을 보낸다.

요즘 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이 가장 기다리는 날은 바로 목요일이다. 직장인들이 싫어하는 요일로 꼽히는 목요일, 그것도 시간이 더욱 더디게 느껴지는 오후 세 시가 이들에게는 어느 때보다도 즐거운 시간이다. 올 초 한 직원의 제안으로 시작한 ‘목요일의 간식’은 당초 월 1회 실시하던 것이 폭발적인 호응에 힘입어 주 1회로 확대됐다. 한라봉, 딸기, 청포도, 복숭아, 옥수수 등 제철 식품부터 안흥 찐빵, 공주 밤빵, 통영 꿀빵 등 전국 유명 먹거리까지 직원들의 미각을 자극한다.

최근에는 해외 거래처와의 시차 등으로 부득이 야간이나 새벽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위한 수면실, 인바디 측정기와 안마기를 갖춘 휴게실 등 임직원 건강 관리를 위한 시설도 확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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