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올 상반기 잠정실적 발표
당기순익 1조4850억… 6219억 줄어
보험영업 손실, 倍로 늘어 2조2585억
장기보험 유치 사업비 지출 늘고 자동차 보험 손실액도 2조 넘어
올해 상반기(1∼6월) 손해보험회사들의 순익이 전년 동기보다 30%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회사들의 치열한 경쟁으로 장기 보험상품의 판매 사업비가 크게 증가해 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은 2일 ‘2019년 상반기 손해보험회사 경영실적 잠정치’를 발표했다. 국내 손해보험회사들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4850억 원으로 전년 동기(2조1069억 원)에 비해 29.5%(6219억 원) 줄었다.
투자 영업 이익은 채권 및 배당수익 등 금융자산 운용 수익이 늘면서 전년에 비해 6.4%(2572억 원) 증가했지만 보험영업 손실 규모는 전년(1조1132억 원)의 2배가량인 2조2585억 원으로 뛰었다.
보험영업 중에서는 장기보험 분야가 올 상반기 2조1263억 원 손실을 내 전년 대비 손실 증가 폭(5132억 원)이 가장 컸다. 장기보험은 최근 몇 년 새 판매 경쟁이 심해지면서 고객 유치를 위한 사업비 지출과 보험금 지급 규모가 늘어나 손실이 커지고 있다. 사업비에는 보험설계사가 영업에 성공하면 받는 수수료, 영업 점포 운영비용 등이 포함된다. 보험회사들이 치열한 영업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험설계사들의 영업을 독려하기 위한 각종 사업비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 보험은 올 상반기 2조1263억 원 손실을 냈다. 손실 증가 폭(4153억 원)이 장기보험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자동차보험은 최근 정비요금이 인상된 영향이 컸다. 일부 병원과 정비업체들이 보험 가입자에게 필요 이상으로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하게 유도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금감원은 분석하고 있다.
일반 보험은 2862억 원 이익을 냈지만 전년 동기(5030억 원)에 비해 이익이 2168억 원 줄었다. 국내외 자연재해에 따라 보험사고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다만 상반기에 손해보험회사들이 거둬들인 보험료는 장기보험의 보장성 보험 판매가 증가하며 전년 동기(42조9276억 원) 대비 4.6%(1조9636억 원) 증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해보험회사의 재무여건도 점차 악화되고 있다. 올 상반기 손해보험회사의 총자산이익률(ROA)은 0.97%로 전년 동기(1.50%)보다 0.53%포인트 하락했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40%로 전년 동기(12.04%)보다 4.64%포인트 떨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손해보험회사들이 단기적으로 외형 경쟁을 벌이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경영의 내실화를 도모해야 한다”며 “금감원도 과도한 사업비 지출로 손해보험회사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지 않도록 감독과 검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불필요한 보험 사업비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달 ‘보험산업 신뢰도 제고 방안’을 마련한 바 있다. 당국은 내년부터 이 방안에 따라 각종 사업비가 인하되면 보험료도 2∼4% 인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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