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30대 A씨는 간단히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회사 근처 패스트푸드점을 애용한다. 그의 휴대폰엔 대형 햄버거 프랜차이즈 앱이 모두 깔려 있다. 앱만 잘 활용해도 할인 쿠폰을 쉽게 얻을 수 있어서다. 매장에서 정가를 주고 햄버거를 먹는 손님을 보면 ‘호갱’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회사 동료에게 쿠폰 정보를 알려주자 다들 고마워한다”며 “업체 간 마케팅 경쟁이 과도한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고 말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가 자사 앱과 제휴사를 통해 할인 쿠폰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엔 한 달 동안 매일 1명씩 항공권을 지급하는 이벤트까지 등장해 손님 모시기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반가워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과도한 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대표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롯데리아·버거킹·KFC 모두 대대적인 할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자사 앱뿐 아니라 OK캐쉬백·PAYCO·Syrup에선 쉽게 쿠폰을 접할 수 있다.
전국 매장 수 1위 롯데리아의 경우 데리버거세트를 26% 할인한 3500원에 파는 쿠폰을 준다. 버거킹은 다양한 와퍼 세트를 최대 40% 할인하는 쿠폰을 10여개 지급하고 있다. 맥도날드 역시 앱 가입 후 에그 불고기 버거 1000원 쿠폰뿐 아니라 빅맥·맥스파이시 상하이 버거·불고기 버거를 저렴하게 살 기회를 제공한다.
현재 모바일 앱을 통한 마케팅은 대중화됐다. 매장 매출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앱 활용도가 높아지는 추세다. 스타벅스가 처음으로 내놓은 사이렌 오더를 시작으로 대다수 프랜차이즈가 비슷한 기능을 도입했다.
프랜차이즈가 이처럼 할인 경쟁을 펼치는 것은 식습관 변화에 따른 매출 감소 우려 때문이다. HMR(가정 간편식) 확대와 건강식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에는 위기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여기에 고령화로 인해 패스트푸드를 즐기는 인구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프랜차이즈들이 수익성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고객 확보에 가장 효과적인 할인에 목을 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실제 강북권 대표 상권으로 꼽히는 연신내의 한 대형 햄버거 패스트푸드가 지난달 문을 닫았다.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 매출 또한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핵심 상권 매장은 브랜드 알리기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본사 차원에서도 유지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매출 부진이 이유가 아니라면 점주에게 인근 다른 점포를 소개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엔 한 달 동안 매일 1명을 추첨해 해외 항공권을 지급하는 대대적인 마케팅까지 등장했다.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도 마케팅 규모에 놀라는 눈치다. 이번 행사에 총 100만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용 부담이 크지만 효과는 확실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상품 가격을 낮추고 경품 규모를 늘리는 것이 고객 유치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쿠폰 사용자는 예상보다 많지 않아 수익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근 일부 프랜차이즈는 절대적인 매장 수를 늘리는 것에 한계를 느끼고 고객 접근성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는 자동차에서 바로 주문해서 받는 드라이브스루(DT) 매장을 200여곳으로 확대했다. 소비성향이 높은 차량 소유주를 고객으로 유치할 수 있고 별도 주차장을 마련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장점이다. 땅값이 비싼 도심 매장의 경우 주차장보다 DT가 오히려 남는 장사인 경우다 대부분이다.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절대적인 매장 수 증가보다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자 도리어 전체 매출이 증가했다”며 “손님 접근성을 확보하는 방향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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