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특근 거부한 노조...이번 주 투쟁방침 논의
이동걸 산은 회장 "평균 연봉 1억인데 왜 파업하나"
쉐보레, '콜로라도'·'트래버스' 앞세워 경영 정상화 박차
한국지엠 노사가 임금협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을 이어가면서 노동조합(노조)의 파업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이처럼 노사 간 임금협상이 길어지면서 경영 정상화에 난항을 겪고 있는 한국지엠을 향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11일 전면파업을 벌인 한국지엠 노조는 이번 주 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향후 투쟁 방침을 정할 예정이다.
전면파업 이후 추석 연휴 기간 동안 특근 역시 거부하는 강수를 뒀지만 사측과의 임금협상에 별다른 진전이 없자 추가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노조는 지난 9일 전면파업에 들어가기 전 사측에 구체적인 임금협상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사측이 이에 응하지 않자 3일 간의 전면파업 이후 추가적인 추석 연휴 특근 거부를 이어갔다.
이처럼 노사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갈등을 이어가면서 지난해 산업은행에서 7억5000만 달러, 본사로부터 64억 달러를 투자받은 한국지엠의 향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지엠 노조의 파업은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회장은 “노조가 지금 파업을 한다는 것은 경영 정상화 초기에 굉장히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평균 1억원 이상 연봉을 받는 노조가 파업을 한다는 것이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한국지엠은 지난해 산업은행과 본사로부터 각각 7억5000만 달러, 64억 달러를 투자받으며 10년 동안 존속하기로 어렵게 합의를 봤다”며 “지난해 말에는 GM테크니컬센터코리아를 분리하고 중국에서 연구·개발 물량을 가져오기로 합의하며 채용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GM이 철수하면 산업은행에게 책임을 돌릴 것인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산업은행이 임금협상에 개입할 여지는 없고 노사가 합의로 움직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지엠 노조는 기본급 5.65% 인상과 통상임금 250% 규모의 성과급 지급, 사기 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의 내용을 요구안에 포함시켰지만 사측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서는 임금 동결이 불가피하다”며 노조의 요구를 거부했다.
한국지엠은 지난 1~8월 내수와 수출에서 각각 4만8763대와 23만8777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된 5만8888대에 비해 17.2%, 수출은 24만7645대에 비해 6.2% 감소했다.
사측은 이처럼 판매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와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앞세워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노조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쉐보레는 지난달 27일 ‘미국 정통 픽업트럭’ 슬로건을 내세운 콜로라도에 이어 지난 3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트래버스를 출시하고 최근 가장 치열한 격전지로 떠오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오는 22일까지 인천 송도 트리플 스트리트,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서울 여의도 IFC몰에서 ‘트래버스·콜로라도 전시 이벤트’를 진행하고 차량 구입 상담 등 소비자들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에도 나설 예정이다.
본격적인 경쟁을 앞두고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지난달 27일 콜로라도 출시 행사 도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노조는 파업을 철회하고 경영 정상화에 힘을 실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카젬 사장은 “회사는 노조와 ‘2018년 임단협 체결’ 이후 글로벌 제품을 배정 받고 흑자전환 하면서 수익성 창출을 위한 미래로 나아가고 있다”며 “견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회사의 노력에 노조도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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