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 열병 국내 첫 확인…식품업계도 긴장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17일 14시 27분


확산시 수급 차질 따른 원자재·소비자가격 등 인상 예상
육가공식품 국산+수입산 섞어 제조... 수입산 대체도 검토

17일 아프리카돼지 열병(ASF)이 국내에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양돈·식품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돼지고기 수급 차질에 따른 원자재가격과 소비자가격 등 가격 압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일단 식품업계는 전국 산지 상황을 확인하는 한편 경기 파주지역 양돈 농장 외 지역으로 확산하지 않기를 바라면서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돼지고기 가격 변동이 가장 큰 관심사다.

아프리카돼지 열병이 발생한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급등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0~2011년 구제역 발생 당시 전국 소·돼지가 살처분 되면서 가격이 폭등했다.

업계는 아직은 파주 지역에서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만큼 당장 가격 변동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살처분으로 일정량 공급이 줄어들더라도 돼지고기를 기피해 소비가 위축되면 가격 방어가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 발생 확인 전날인 16일 삼겹살(국산 냉장 100g기준) 평균 소매가격은 2013원으로, 6일전 2028원보다 하락했다. 평년 가격 2129원보다도 낮다.

돼지고기 도매가격(대한한돈협회 기준)도 1㎏당 4081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65원보다 약 21% 하락했다. 다만 경매시장에서는 16일 돼지고기 가격은 1㎏당 4558원으로 전일대비 222원 올랐다.

그러나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전파·감염성이 강해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커 안심할 수 없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중장기적으로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공급불안정으로 가격이 인상되면 당장 돼지고기 가공식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CJ제일제당, 풀무원식품, 롯데푸드 등 국내 식품업체 대부분이 국산 돼지고기와 수입산을 섞어서 햄·만두 등 가공식품을 만든다. 냉동으로 유통돼 장기간 비축이 가능한 수입산과는 달리 국산 돼지고기는 냉장으로 유통돼 오랜 시간 비축이 불가해 생산에 차질이 불가피해진다.

나아가 소비자가격 인상으로 이어진다. 실제 2010년 구제역 발생시 햄, 만두, 냉동식품 등 소비자가격이 10% 가량 올랐다.

식품업계는 국내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할 경우 수입산으로 변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가격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면서도 “다만 최악의 경우 전국으로 확산하면 살처분 이외의 방법이 없어 공급이 어려워지면 가격인상은 불가피하고, 이럴 경우 소비도 함께 줄어 가공식품 시장에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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