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해외 사업자의 진출을 막고 있는 중국 정부 덕분에 급성장한 중국산 모바일게임이 국내 게임시장을 휩쓸고 있다. 중국 진출은 가로막혀 있는 상황에서 ‘안방’만 고스란히 내주고 있는 토종 게임사들은 ‘역차별’을 호소한다. 중국 게임사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돈만 월 수백억원에 달한다.
18일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마켓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중국 게임사 릴리스게임즈가 지난 3일 출시한 역할수행게임(RPG) ‘라이즈오브킹덤즈’가 매출 순위 2위에 올랐다. 일 3억~4억원(업계추정)의 매출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같은 상승세가 유지되면 월매출이 약 1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라이즈오브킹덤즈의 경우, 국내에서 크게 인기를 끌지 못했던 전략게임이라는 점에서 중국게임이 신시장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간 국내 게임시장은 리니지를 비롯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가 시장을 지배해왔다.
국내에서 전략게임 장르가 이같은 성과를 거둔 것은 지난 2014년 슈퍼셀의 클래시 오브 클랜 이후 처음이다. 비인기 장르의 중국산 게임이 넷마블과 넥슨 등 대형게임사의 주류게임을 제치고 매출 상위권에 자리매김한 것이다.
이밖에도 중국 지롱게임즈가 지난 6월과 7월 각각 내놓은 ‘라플라스M(8위)’과 랑그릿사(9위)‘ 역시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지키며 국내 대형게임사를 상대로 대등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 역시 약 석달간 국내에서 꾸준히 매출 상위권을 지켜온 덕에 누적매출이 이미 100억원 단위로 추정된다.
아울러 업계에선 올 4분기 출시를 예고한 중국 넷이즈의 신작 ’검은달‘을 주목하고 있다. 검은달은 100억원대 개발비(업계 추정)가 투입된 대작이라는 점에서 대규모 마케팅이 이뤄질 공산이 크다. 여타 중국산 게임과 달리 국내 유통법인을 두기로 해 국내이용자 관리도 적극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중국게임사들이 국내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국내게임사와 비교해 기술적으로 밀리지 않는 데다 국내시장 자체가 매출 규모는 중국 대비 작아도 ’테스트베드‘로서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네트워크 속도가 빨라 다양한 게임을 실험하고 다시 이를 중국에 되파는 경우도 등장하고 있다. 또 이미 지난 3년간 국내시장에 출현한 중국산게임이 수백여종에 달해 중국풍 게임에 대한 이용자들의 거부감도 낮은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3년 새 중국 정부가 판호를 빌미로 한국산 게임 수입을 막으면서 반대로 시장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성장한 중국게임사들의 개발 실력이 놀랍도록 향상됐다”면서 “우리 정부가 중국 수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면 반대로 국내게임사 육성을 위해 역으로 중국게임 유입을 차단하는 정책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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