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숙박 O2O업체 ‘여기어때’가 영국 사모펀드 CVC로부터 총 400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심명섭 전 대표의 송사로 인해 불거진 오너리스크가 사라진데다 자금력까지 확충해 1위 야놀자 추격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이번 투자를 계기로 단순 숙박 예약을 넘어 액티비티와 커머스 등으로 사세를 확장해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확산된 여가산업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어때는 19일 CVC로부터 총 400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CVC는 3000억원을 투입해 여기어때의 운영사 위드이노베이션의 최대주주 심명섭 전 대표을 비롯한 주요 주주들의 지분 52% 외에도 JKL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 미래에셋벤처투자, 보광창업투자 등이 보유한 지분을 모두 사들였다.
아울러 CVC는 여기어때가 추진하는 1000억원의 유상증자에 참여, 총 4000억원을 들여 여기어때 인수를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CVC가 확보하게될 여기어때 지분은 약 80%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어때는 수혈된 자금을 바탕으로 숙박·액티비티 외에도 여행 관련 쇼핑 사업으로 사세를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를위해 최근 에누리닷컴과 이베이코리아 부사장을 역임한 마케팅 최문석 씨를 대표로 영입했다.
지난 2015년 설립한 여기어때는 야놀자와 더불어 국내 숙박 O2O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지난 2016년 246억원이었던 매출은 지난해 686억원으로 3년만에 3배 가량 급성장했다.
특히 1위 야놀자와 비교해 시장에서 크게 밀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이번 투자의 배경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여름성수기인 7월 여기어때의 월간 순이용자는 215만명으로 야놀자와의 격차는 50만명에 불과하다. 배달의민족과 요기요, 직방과 다방 등 타 스타트업과 달리 후발주자임에도 상대적으로 격차가 크지 않다.
아울러 숙박 O2O 시장의 매서운 성장세도 대규모 해외투자의 밑거름이 됐다.숙박 O2O가 여행과 액티비티 등으로 연결돼 영역이 확장된데다 주52시간제 도입과 맞물리면서 관련 시장 규모가 20조원에 육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야놀자 또한 지난 6월 싱가포르 투자청(이하 GIC)과 부킹홀딩스로부터 약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당시 책정된 야놀자의 기업가치만 1조원에 달한다.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여행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면서 숙박O2O 쪽으로 급격하게 투자금이 몰리는 중”이라며 “네이버 등 인터넷 기업 역시, 여행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어 온라인 여행업의 경계가 흐려지고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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