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대 사망원인 1위 자살…"베르테르 효과 영향"
자살 1인당 평균 3.9개 생애 스트레스 복합적 영향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하루 평균 37.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다.
통계청이 24일 발표한 ‘2018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살에 의한 사망자 수는 총 1만3670명으로 전년보다 1207명(9.7%) 증가했다.
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인 자살 사망률은 26.6명으로 전년보다 2.3명(9.5%) 늘었다. 특히 3월(35.9%), 1월(22.2%), 7월(16.2%)에 크게 증가했다. 연령대로 보면 80세 이상을 제외한 전 연령에서 증가했으며 특히 10대(22.1%), 40대(13.1%), 30대(12.2%)에서 크게 늘었다.
남자의 자살률은 38.5명으로 여자 14.8명보다 2.6배 높았다. 전년 대비 남자와 여자의 자살 사망률은 각각 10.4%, 7.4% 늘어났다.
자살은 10~30대 사망원인 순위 1순위였다. 40~50대에서는 암(악성신생물)에 이어 자살이 2위를 기록했다. 특히 10~30대 자살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10대 자살률은 35.7%로 2위인 악성신생물(14.5%)보다 2배 이상 높다. 20대 사망률은 절반에 육박하는 47.2%가 자살로 나타났다. 30대도 39.4%로 높았다.
국제 비교를 위해 OECD 기준인구로 연령구조 차이를 제거해 계산한 ‘연령표준화자살률’은 24.7명으로 OECD 평균인 11.5명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2017년 자살률이 가장 높았던 리투아니아(24.4명)의 기록을 뛰어넘어 1위 ‘불명예’를 안았다. 2017년 기준 한국의 자살률은 23.0명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는 OECD 36개 국가의 가장 최근 자료를 이용해 계산한 것이다.
지난해 심리부검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자살사망자 1인당 평균 3.9개의 생애 스트레스 사건이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조사됐다. 생애 스트레스 사건은 직업 스트레스·경제적 문제·신체건강 스트레스, 정신건강 문제·가족 관련 스트레스·부부 관계 스트레스·연애 스트레스·가족 외 대인관계·학업 등이 포함된다.
여기에 지난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유명인 자살사건으로 인한 모방 효과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세계보건기구(WHO)와 세계자살예방협회(LASP)는 자살사건에 대한 언론보도가 추가적인 자살행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자살은 유명인의 베르테르 효과가 영향을 미치는 편인데 지난해에는 유명인 자살이 상반기 집중되면서 자살률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30~40대 자살률이 증가한 것과 관련해서는 “베르테르 효과가 10대에만 국한하는 것은 아니다”며 “사망자 연령대 등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에는 전체 연령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7월까지는 지난해 동기간 대비 약 8% 내외로 자살률이 감소한 것으로 보건복지부는 추정했다. 또 3~5월 중 고위험군 선별(스크리닝) 등 적극적 예방 노력과 함께 지난해 이후 추진되고 있는 자살예방 국가 행동계획이 정책적으로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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