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 진행
"은행을 신뢰하고 믿은 죄밖에 없어"
"은행이 공격형 투자자로 사문서 조작"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 투자 피해자들은 27일 ‘DLS 사태’ 국정조사와 함께 판매 은행장들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이날 오전 DLF·DLS 피해자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 영등포 국회의원 정문 앞에서 ‘DLF·DLS관련 국정조사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상품의 피해 규모는 피해자 3600명, 총 가입금액은 9000억에 육박한다”며 “은행이 개인 고객을 상대로 벌인 희대의 사건이자 ‘금융사기’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발언자로 나선 김주명 피해자비상대책위원장은 “악의적인 여론에서 우리를 고액자산가로 규정하고 있지만 다들 평범한 사람들이다”며 “우리에게 잘못이 있다면 오랜기간 신뢰하며 거래하던 은행을 믿은 죄밖에 없다”는 말로 운을 뗐다.
이어 “금융지식이 일천한 일반인이 공격형 투자자가 되도록 사문서를 조작한 은행에 책임이 있다”며 “이번 사태의 책임은 은행 경영진에게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은행장들의 국정감사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그는 “오늘 저희가 여기 모인 것은 손태승 우리은행장과 지성규 하나은행장의 진심 어린 사죄와 반성을 듣기 위해서다”며 “책임 있는 해명을 듣기 위해서라도 증인 출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두 번째 발언자로 나선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은행들은 항상 자기들이 빠져나갈 구멍을 만든다”며 “이번에는 투자자들을 고액 투자자라는 프레임을 씌웠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 법무부 장관 펀드에만 관심을 가지는 국회의 태도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대표는 “조국 펀드가 그렇게 중요하다면 이것도 조국 펀드와 같은 사모펀드다”며 “피해자들은 사모펀드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가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 2015년 사모펀드 시행령 개정의 문제점을 언급했다. 그는 “피해자 7000명 이상이 사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었던 것은 지난 사모펀드 활성화법에 따라 5억을 1억으로 낮췄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인 차호남씨가 호소문 낭독을 진행했다. 그는 “상품에 가입할 때 우리은행이 망하지 않은 이상 독일, 영국, 미국이 망하지 않은 이상 안전한 수익률이 난다는 감언이설로 은행은 유혹했다”며 “고객 유치에 혈안이 돼 서명을 단 1분 안에 일사천리로 끝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문서 허위 작성에 대한 언급도 이어졌다. 그는 “왜 저희를 투자 정보 확인서에 95점, 1등급 공격형 투자자로 만들었냐”며 “직접 해보니 36점밖에 나오지 않았다”고 이는 사기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는 기본 시장법 위반과 설명의무, 부당 권유 금지, 투자 권유 준칙 위반에 해당한다”며 “계약 무효와 원금 전액을 돌려 주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독일 10년물 국채금리 및 영국미국 CMS(이자율 스와프)금리 연계 상품을 투자 피해자들에게 약 9000억원 가량 판매했다. 이후 글로벌 금리가 하락과 동시에 해당 상품 피해자들은 최대 100% 원금 손실 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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