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가들, 주택 실거래 신고기한 60일 꽉꽉 채워 신고…‘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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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9월 29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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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전경. © News1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 리버파크 전경. © News1
7~8월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최고가에 거래된 아파트 계약 건이 이달 들어 속속 신고되기 시작하면서 뜨거웠던 여름 주택시장 열기를 실감케 하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대장주인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구 34평형)이 지난 7월 32억원에 거래된 것이 최근 등장했다. 역대 최고가다. 3.3㎡(평)당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9400만원대로 ‘평당 1억원 시대’ 진입을 목전에 뒀다.

주목할 것은 신고 시점이다. 해당 주택형은 7월 25일 계약됐지만, 2개월이 지난 이달 23일쯤에야 신고가 되면서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공개됐다. 실거래 신고기한을 꽉 채운 것이다. 현재 주택 실거래 신고는 계약 후 60일 안에 하게 돼 있다,

인근 고가 아파트 단지에서 최고가를 경신한 계약들도 비슷한 분위기다.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는 지난 7월 26일 신고가인 21억7000만원에 계약된 건이 최근에서야 신고됐다. ‘반포 자이’ 전용 84㎡도 7월 25일 26억원에 최고가 거래된 계약이 이달 신고됐다.

강북권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최고가를 다시 쓴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 84㎡는 8월 1일 16억5000만원에 계약된 건이 신고기한이 임박한 이달 신고됐다.

고가 주택을 매입하는 고액 자산가들은 익명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여론의 관심을 피해 최대한 늦게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또 최고가 거래는 주택시장 상승기 때 정부 규제의 타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눈치를 보는 이유도 있다.

서초구 A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신흥 부자들의 경우 자신의 부를 과시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자산가는 여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린다”며 “느지막이 신고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여름 주택시장 과열기 때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 주택형이 평당 1억원을 처음 넘겼다는 소문이 돌자 시장은 들썩였고, 국토부가 고가주택의 거래 여부와 자금출처 등을 살피겠다며 직접 실태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실거래 신고를 지금과 같이 늦추는 것이 어려워진다. 정부는 주택 거래 신고가 들쑥날쑥하게 이뤄져 시장 추이를 제대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등의 문제점이 거듭 제기되자 신고 기한을 줄이기로 했다.

내년 2월부터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기한이 계약체결 이후 60일에서 30일 이내로 단축된다. 계약을 해지했을 때도 30일 안에 신고해야 한다. 신고기한 안에 신고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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