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과학기술분야 정부출연연구기관 소속 퇴직자 절반 이상이 대학이나 민간기업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이 국가 경쟁력의 핵심인 시대에 국가 연구개발(R&D) 성과와 직결된 출연연 연구인력의 잇단 이탈로 경쟁력 저하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 바른미래당 신용현 의원이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부터 2019년 6월까지 최근 5년간 출연연을 자발적으로 퇴직한 연구자는 593명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을 넘는 57%(336명)가 65세까지 정년이 보장되며 출연연보다 비교적 연구환경이 안정적인 대학 교수직을 택했다. 이어 7%(43명)가 민간기업 등 산업계로 자리를 옮겼으며, 6%(38명)가 정부연구소로 이직했다. 1%(6명)는 민간연구소로 옮겼다.
그 외에 29%(170명)는 사유를 알지 못하는 사례다. 이 중에서도 대학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더 있다고 보고 실제 학계로 떠나는 퇴직자 수는 더 많을 것으로 신용현 의원실은 내다봤다.
해마다 약 자발적 퇴직자 118명이 발생한 셈이다. 스스로 퇴직을 결심한 연구자의 수가 가장 많은 해는 2017년으로 147명으로 나타났다. 이때 88명이 대학에서 교편을 잡기 위해 출연연을 떠났다.
기관별로 보면 출연연 중 연구직 자발적 퇴직자가 가장 많았던 기관 1위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 99명이 이직했다. 이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각각 55명, 한국생산기술연구원 34명, 한국항공우주연구원 32명, 한국기계연구원 31명 순으로 집계됐다.
출연연 인력 유출이 주로 대학으로 이어지는 이유는 국책연구기관인 출연연 연구직보다 대학 교수의 처우가 더 좋기 때문이라는 게 신용현 의원실의 설명이다. 출연연 연구자들은 현재 ‘임금피크제 적용 제외’이나 ‘65세 정년 환원’ 등의 처우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신용현 의원은 “과학기술분야 출연연 연구자들이 정년이 더 길고 처우가 더 좋은 대학 등으로 옮기고 있다”며 “과학기술력이 국가경쟁력인 시대에 우수한 연구자들이 정부 출연연구기관을 빠져나간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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