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또 발암물질 사태…“위기관리 매뉴얼 마련돼야”

  • 뉴시스
  • 입력 2019년 9월 29일 11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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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약국-제약-도매 대혼란 예고
예상 못한 물질 검출에도 업체만 손실·후속조치 감당

1년 만에 상용되는 의약품에서 발암 추정 물질(NDMA)이 검출되면서 다시 한 번 병·의원-약국-제약사-유통업체를 잇는 일대 혼란이 예상된다.

지난 26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위궤양 및 역류성 식도염 치료제 성분인 라니티딘 원료의약품을 수거·검사한 결과, NDMA(N-니트로소디메틸아민)가 잠정 관리 기준을 초과 검출됐다고 밝혔다.

아직 어떤 이유로 NDMA가 생성·검출되는 지는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이는 동일 사안이 발생한 미국, 유럽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일단 라니티딘 성분의 전 품목(269개 품목)은 제조·수입 및 판매가 중지됐다.

이는 지난해 발생한 발사르탄 사태의 재현이다.

지난해 7월 식약처는 NDMA 검출 발사르탄 원료를 사용한 70개 제약사 175개 품목에 판매중지 처분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제약회사들은 총 500억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재고 물량의 폐기와 이미 요양기관(약국, 병의원) 및 유통업체에 판매된 제품의 회수·반품에 드는 비용이다.

게다가 복지부는 환자들이 NDMA 검출 발사르탄 의약품을 반품하고 다른 약으로 다시 처방받는 데 든 21억원을 제약사들에 손해배상 청구하기로 했다.

NDMA는 원래 전 세계적으로 발사르탄 원료에서 규격 기준이 없는 유해물질로, 제약사와 부처 모두 검출 위험을 인지할 수 없었음에도 모든 책임을 기업만 물어야 하냐는 반문이 나왔다.

또 유통업체 역시 유통 마진이 제로화 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유통업체는 제약사로부터 유통마진을 받고 약국 등에 제품을 공급한다. 제약사로부터 92원에 산 약을 8원의 마진을 남겨 약국에 100원에 파는 방식이다. 이 때 100원은 건강보험약값이 된다.

그런데 약국이 유통업체에 보험약가로 반품을 요구하고 제약회사는 마진을 제외한 판매가격으로 정산하면서 중간에서 손해를 감수해야 했던 것이다. 이번엔 회수 비용 관련 협의가 먼저 이뤄지지 않는다면 협조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하거나 업체가 손해를 떠안지 않으려면 관련 가이드라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매뉴얼에 기반한 합리적인 조치가 전제될 때 신속하고 정확한 대응이 가능하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정부는 유사사례 발생 시 임기응변식 대응을 지양하고 과도한 혼란 등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위기관리 매뉴얼을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이번 사건을 토대로 의약품 안전사고 발생 시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협의체 구성 방침을 정했다. 관련 부처, 제약바이오협회, 의사협회, 병원협회, 약사회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다.

의약품안전에 관한 공제제도, 구제기금, 책임보험 가입 등 적절한 제도를 도입하고, 의약품 위해 발생 경우를 대비해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사전적 대응방안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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