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자동차, 액정표시장치(LCD) 등 한국 수출주력산업 9개의 한중일 세계 시장 점유율을 비교한 결과 중국이 5년 뒤에는 메모리반도체를 제외한 8개 업종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9일 ‘한국 9대 주력산업의 한중일 경쟁력 비교·전망 조사’ 보고서를 내고 “5년 뒤인 2024년에는 중국이 한국 일본의 기술경쟁력을 바짝 뒤쫓고, 주요 산업분야에서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우위에 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조사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한국석유화학협회 등 9개 수출주력업종별 협회 정책담당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까지 중국이 한국, 일본과 비교해 세계 시장 점유율이 앞선 것은 섬유산업뿐이었다. 그러나 현재 중국은 메모리반도체(한국이 우위), 자동차(일본이 우위)를 제외한 기계, 석유화학, 디스플레이 등 대부분의 산업 영역에서 시장점유율로 따져 한국, 일본을 제친 상태다. 한경연 측은 “5년 뒤 중국 자동차산업은 일본보다 시장점유율에서 앞서 나갈 것”이라며 “점수로 따질 경우 2000년 한중일 각각 2:1:6이란 스코어가 2024년 1:8:0으로 크게 바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연은 2024년 중국은 기술경쟁력에서도 한국을 턱밑까지 추격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한국을 100으로 가정하고 한중일 9대 주력업종 기술경쟁력을 비교한 결과 2000년에는 일본 113.8, 중국 59.6으로 일본의 기술력이 상당한 우위를 보였다”면서도 “그러나 올해 6월 말 현재 일본 102.8, 중국 79.8로 3국간 기술력 격차가 줄었고, 5년 후에는 일본 97.4, 중국 89.1로 격차가 더욱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산업별로는 중국이 무선통신기기(96.3%)와 철강·디스플레이(91.7%), 자동차(91.3%), 섬유(91.1%), 선박(90.9%) 등에서 5년 후 한국 기술력의 90% 수준을 넘길 것으로 분석됐다. 설문 응답자들은 또 한국의 기술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연구개발(R&D)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규제개혁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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