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폰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최근 유화 제스처의 일환” 분석… “WTO협정 명분쌓기용” 의견도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3개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처음으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수출을 허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소량이긴 하지만 수출 규제 이후 지금까지 3개 품목에 대해 각 1건 이상씩 허가가 떨어졌다. 양국 관계가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수위 조절에 나섰다는 관측과 함께 국제무대에서 명분을 쌓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반도체 소재 업계와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9월 중순 한국의 한 중소기업이 신청한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수출 건을 허가했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는 TV와 스마트폰용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일종의 투명 필름이다.
일본 정부가 7월 4일 수출 규제를 시행한 이후 약 90일 동안 3개 품목에 대해 수출이 허가된 것은 이번 건을 포함해 총 5건이다. 포토레지스트는 8월 7일과 19일 허가된 데 이어 최근 1건이 추가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는 8월 29일 1건이 허가됐다. 이들 품목은 원래 포괄허가가 가능했지만 일본 정부가 행정절차에 90일가량 소요되는 개별허가로 전환했다.
이번 허가 건은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가 세계무역기구(WTO) 협정에 위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적 목적으로 수출을 금지한 게 아니라 안보상 이유로 관리 절차를 강화했다고 주장하기 위한 ‘증빙용’일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한국 정부는 일본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3개 소재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가 자유무역 원칙에 어긋난다면서 지난달 11일 일본을 WTO에 제소했다. 반면 한국과의 갈등이 더 증폭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제한적인 유화 제스처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들어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 등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핵심 인물들이 잇달아 한국에 유화적인 목소리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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