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수출이 10개월 연속 줄었다.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수출규제의 영향으로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으로의 수출이 동반 감소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7% 감소한 447억1000만 달러(약 53조5300억 원)였다. 수술은 지난해 12월 ―1.7% 감소한 뒤 10개월째 하락세다. 특히 수출 감소폭이 올 6월부터 4개월 연속 두 자릿수에 이르고 있어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하루 평균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6% 감소한 21억8100만 달러에 그쳤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31.5% 감소해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는 D램 국제 시세가 1년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데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으로 석유화학(―17.6%), 석유제품(―18.8%) 등 주력 수출품목의 부진도 계속됐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114억1000만 달러로 1년 새 21.8% 감소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수출이 줄어든데다 중국이 기계설비 직접 생산에 나서면서 일반 기계 수출도 감소했다. 미국으로의 수출도 1년 전보다 2.2% 감소한 56억9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정부는 내년 초부터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박태성 무역투자실장은 “미중 간 무역협상이 진행 중이고 반도체 수급도 상반기보다 개선되고 있어 내년 초에는 수출 증감률이 플러스(+)로 돌아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는 당초 올 하반기부터 국제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 수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가 보는 수출 개선 시점이 뒤로 미뤄지고 있는 셈이다.
산업부는 일본의 수출 규제가 한국의 전체 수출입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인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봤다. 지난달 한국의 대일(對日) 수출은 5.9% 감소했고 수입은 8.6% 줄었다. 산업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핵심 3개 소재가 일본 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8% 정도로 수출입 규모에서 볼 때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다만 “핵심소재인 만큼 개별 기업에는 생산차질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차 수요가 늘고 신형 스마트폰 수출이 호조를 보이면서 자동차와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증가했다.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4% 증가한 30억8000만 달러였다.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지난해 8월 이후 14개월 만에 증가로 전환해 전년 동기대비 1.1% 증가한 13억6400만 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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