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미국 달러화 예금 잔액이 역대 최대수준으로 불어났다. 자산가들이 대내외 경제 환경이 불안해지고 달러화 가치가 오르자 안전자산인 달러화를 대거 사들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기준으로 개인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136억6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한 달 전보다 4억80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올해 7월 말부터 두 달 연속 오름세다. 또 2012년 6월 관련 통계가 작성된 뒤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달러화 예금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해지면서 자연스럽게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고액 자산가 등 개인들이 안전 자산인 달러화를 사들였다. 향후 원-달러 환율이 오를 것(원화 가치 하락)이라는 기대도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 1월에도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0원대로 내려가자 개인 투자자들은 환차익을 기대하고 달러화를 많이 사들인 바 있다.
달러 선호 현상에 전체 달러화 예금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사상 최대로 커졌다. 9월 말 기준 전체 달러화 예금 621억6000만 달러 중 개인의 비중은 22.0%로 나타났다. 기업 비중은 78.0%에 그쳤다.
개인과 기업의 전체 외화예금 규모는 726억4000만 달러로 한 달 전보다 16억7000만 달러 늘었다. 개인은 5억5000만 달러, 기업은 11억2000만 달러 증가했다. 기업들은 해외 주식 및 계열사 지분 매각대금을 일단 달러화 등으로 보유하기로 하면서 예금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통화별로는 달러화가 가장 많았으며, 일본 엔화(43억4000만 달러), 유로화(33억30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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