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0%대’ 시대… 재테크 전략 다시 짜라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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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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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저성장, 저물가 우려에 기준금리를 역대 최저 수준인 연 1.25%로 낮췄다. 한은이 내년 이후 금리를 추가로 내리면 한국도 일본, 유럽 등 선진국처럼 금리 0%대 시대가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재테크 전략을 재점검해야 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대외 악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고 국내 경제의 회복도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에 수익보다는 안전에 무게를 두고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금리 더 낮아질 듯… 고금리 특판 예적금 상품 눈여겨볼 만

한은은 16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50%에서 1.25%로 내렸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낮춘 뒤 2017년 11월과 작년 11월 0.25%포인트씩 올렸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7월에 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뒤 3개월 만에 다시 낮췄다.

한은은 저물가와 저성장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경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금리 인하를 결정했다. 하지만 2%대 성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적극적인 통화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도 추가 인하에 대한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필요시 대응할 수 있는 여력은 아직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은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낮춘 만큼 추가 인하는 내년에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국내 은행 및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등 재테크 전문가들은 국내외 금융사의 절반 이상이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 만큼 투자자들도 이에 맞춰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은행 예적금이 첫손가락에 꼽혔다. 앞으로 금리가 내려갈 확률이 높기 때문에, 현재의 예적금 금리는 높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김현섭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PB는 “현재 은행의 3년짜리 정기예금에 넣어두면 연 1%대 후반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다”며 “안정성까지 고려하면 여윳돈은 예적금에 넣어두는 게 낫다”고 말했다.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을 이용하거나 은행이 내놓는 고금리 특판 상품도 눈여겨보고 미리 가입해 둘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왔다.

금, 달러, 리츠 눈여겨봐야… 자산운용 유연하게

대내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예전처럼 주식과 같은 고수익 위험자산 투자는 당분간 피하는 게 좋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수익보다는 안전에 무게를 둔 자산 배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금, 미국 달러 투자는 당분간 유효할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강남V프리빌리지 팀장은 “금 관련 상품이 투자 1순위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눈여겨볼 만하다”고 말했다. 고은주 NH투자증권 광화문금융플러스센터 부장은 “달러를 직접 사들이는 것도 좋지만, 달러 관련 상품을 분산 매수하면 환차익도 노릴 수 있고, 달러 자산을 보유했다는 안정감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확보를 위해 연간 4, 5% 정도의 고정적 수익을 줄 수 있는 상품에도 자산을 일정 부분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졌다. 김범준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배당 수익, 일정한 이자수익을 주는 국내외 인컴형 자산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 중수익 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을 비롯해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부동산펀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투자도 고려할 만하다. 문윤정 신한금융투자 대치센트레빌 부지점장은 “저금리 시대에는 대체투자 상품의 매력이 높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리 하락기에 리츠의 투자 성과가 확인된 만큼 투자를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자산을 언제든 옮길 수 있도록 유연성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정욱 미래에셋대우 울산지점 매니저는 “미중 무역협상이 갑자기 잘 풀릴 수도 있고, 반대로 더 악화될 수도 있다”며 “이런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 수익보다 자산을 지키는 운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승안 우리은행 TC프리미엄강남센터장은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채권, 금, 달러조차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필요할 때 언제든 자산을 재배치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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